태양전지, 기존보다 2배 더 넓게 5배 빠르게 만든다

화학연 연구팀, 페로브스카이트 대형 롤투롤 공정 기술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존의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방식은 비연속적 배치형 코팅 방식을 많이 활용했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롤투롤 코팅 공정을 거쳐야 한다.

롤투롤 공정은 일반 배치 공정과 달리 정해진 크기의 건조장치 내에서 샘플이 이동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건조장치에 머물며 열처리하기가 어려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초고속 광소결 기술(IPL, intensive pulsed light)을 도입한 새로운 대면적 롤투롤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

국내 연구팀이 롤투롤 코팅 공정을 통해 제작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필름을 활용해 10cmx10cm의 대면적 모듈을 제작했다. [사진=화학연]

초고속 광소결 기술이란 100만 분의 1초(마이크로초, μs) 단위의 짧은 시간 동안 강한 빛을 조사해 하부 기재 손상 없이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빠르게 열처리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슬롯다이 코팅법을 이용해 요오드화 납(PbI2)을 먼저 코팅한 후, 요오드화 포름암미디늄(FAI)을 순차적으로 코팅하는 방식으로 페로브스카이트 막을 제조한다.

이때 연구팀은 기존의 길고 고온의 열처리 과정을 대신해 초고속으로 강한 빛을 조사하는 IPL 공정을 적용했다. 더 많은 빛을 흡수해 IPL 공정의 효율을 높여줄 수 있는 ‘세슘 포르 메이트(Cesium formate)’ 첨가제를 요오드화 납에 추가했다.

개발된 공정은 기존 롤투롤 공정에서 필요한 10분 이상의 열처리 시간을 2분으로 단축하면서도 100cm² 이상의 대형 유연 모듈 제작이 가능해져, 상업적 적용 가능성도 크게 확대됐다.

연구팀은 유연 태양전지의 수명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의 딱딱한 유리 기반 봉지기술을 발전시켜 투명 전극과 보호 성능을 모두 갖춘 유연 필름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봉지기술도 선보였다.

새로운 봉지기술을 적용한 필름은 기존 봉지필름 보다 40% 수준으로 얇아 25% 이상 유연한 특성을 보였다. 이를 통해 60˚C의 고온, 90%의 고습도 환경에서도 태양전지의 내구성을 유지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함동석 화학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롤투롤 코팅 공정에 필요한 공정시간의 단축, 안정상 향상 측면에서 사업화를 위한 신공정 개발에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기술을 응용해 앞으로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와 ‘Solar RRL’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