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고지신] K-핵심광물 생산 시대, 한국이 열어갈 미래

김영준 2024. 11. 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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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철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장

인공지능(AI)과 전기차는 첨단 기술 발전을 이끄는 대표 분야다. 이 두 분야 핵심 부품인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텅스텐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강원도 영월 상동광산에서 텅스텐 생산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래 산업에 필수로 활용되는 원료광물인 핵심광물 중요성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기에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꾼다면 안정적인 핵심광물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경제성 있게 개발할 수 있는지 종합적인 평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에너지 저장에 필수적인 바나듐과 리튬, K-배터리 생산 핵심 원료인 니켈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광물 자원 탐사에 집중하면서 국내 광물자원 개발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에너지 저장 광물 중 하나인 바나듐에 대해서는 경제성 있는 광석들이 모인 신규 광체 확보와 탐사 기술 이전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리튬 유망 광상 12개 지역 조사·탐사오 울진과 단양 지역에서 리튬의 유의미한 부존 잠재성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필수 원료광물인 니켈은 암석지구화학탐사로 지표상에서 부존을 확인했다. 올해 정밀 지구물리탐사를 통한 제반 탐사결과를 종합 해석해 향후 탐사시추를 수행할 계획이며, 니켈이 함유된 규산염 광물에서 니켈을 추출하는 도전적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다각적으로 시도되는 광물 자원 탐사 및 부존 잠재성 평가 연구가 상동광산처럼 생산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흔치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9년 전 세계에서 운영된 100개 광업 프로젝트를 조사한 결과, 그린필드(미탐사지역)에서 광화 작용을 인지하고 생산에 도달하는 데 평균 16.5년이 소요된다.

과거 인도네시아에서 석탄 광산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국내 모기업도 탐사에서 생산까지 12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광물 자원 탐사부터 생산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개발 가능한 핵심광물 광산이 특정 국가에 편중됨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도 문제다. 지난 5월 한국경제인협회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지분을 보유한 핵심광물 광산 수는 36개로, 중국·미국이 보유한 것의 약 2%에 불과하며, 자원이 부족한 일본과 비교해도 매우 적은 수준이다.

2050년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와 같은 기후 변화 글로벌 담론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청정에너지와 AI 등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국제적으로도 핵심광물 공급 과잉으로 리튬 가격은 2022년 대비 거의 7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주로 장기 공급 계약으로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서지만, 지분 보유를 통한 핵심광물 확보도 필요하다. 공공 자원 개발이 전문인 독립 행정 법인(JOGMEC)을 설립해 자국기업 자원 탐사 프로그램 초기 단계부터 투자와 채무 보증을 제공하는 일본 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자원개발생태계는 어려움을 겪었으며 서서히 회복하는 단계지만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위해서 지속가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내외 핵심광물 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탐사와 성인 연구를 통해 탐사 프로토콜 및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외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또 AI, 드론, 3D 지질모델링 등 스마트마이닝 신기술 기반 탐사기술과 세계 수준 전주기적 광물자원 개발 기술을 저개발 자원부국(중앙아시아·아프리카)에 현지화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과 정부·국민 지원과 지지가 계속된다면 국내외 광물 생산 가능성을 높이고, 새로운 핵심광물 공급망 활로를 개척해 핵심광물 생산국 코리아를 실현할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허철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장 chheo@kigam.re.kr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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