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덕분에 숨통 트여"... 데이식스 성진, 눈물의 첫 솔로 콘서트 성료

홍혜민 2024. 11. 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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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데이식스 성진이 첫 솔로 단독 콘서트에서 감성과 보컬을 갖춘 아티스트의 역량을 빛내고 가을밤 낭만을 장식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밴드 데이식스(DAY6) 성진이 첫 솔로 단독 콘서트에서 감성과 보컬을 갖춘 아티스트의 역량을 입증하며 자신만의 음악색으로 가을밤을 수놓았다.

성진은 지난 5일 정규 1집 '30'(서른)과 타이틀 곡 '체크 패턴(Check Pattern)'을 발매하고 데뷔 10년 차에 솔로 아티스트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이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한 첫 단독 콘서트 '30'을 개최하고 관객과 만났다. 마지막 공연일인 10일에는 오프라인 공연과 더불어 비욘드 라이브를 통한 온라인 유료 생중계도 함께 진행했다.


"나에게 넌 어떤 의미인지 이 노랠 통해 전할게" - '30' 8번 트랙 '유 웨이크 미 업' 중

마이크를 손에 쥐고 사뭇 긴장한 모습으로 등장한 성진은 새 앨범 8번 트랙 '유 웨이크 미 업(You Wake Me Up)'으로 공연 포문을 열었다. "파도가 날 덮쳤을 때에도 내가 부서지지 않게 날 믿어 주던", "내 곁엔 늘 네가 스며들어 있단 생각에 난 또 나아가", "너무 갑자기 또 내가 진지했나? 주저리주저리 내 할 말만 했네 결국 고맙다는 말이야"와 같은 공연 오프닝 곡 가사를 통해 마이데이(데이식스 공식 팬덤명)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음악에 실어 전했다.

이어 신곡 '동화 속 아이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지(EASY)'를 연달아 노래하고 현장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성진은 이번 콘서트에서 직접 전곡 작업에 참여한 신보 수록곡 10곡을 전부 들려줬다. '30'은 성진이 서른이 되던 시점에 서른이 되기까지의 경험들을 10가지 이야기로 풀어낸 만큼 공연장에는 그의 애틋한 마음이 일렁였다.

생생한 라이브 밴드 세션 위 성진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가을밤을 낭만으로 흠뻑 적셨고 노래에 깊게 몰입해 울컥하는 모습에서는 진심이 느껴졌다. 솔로 데뷔곡 '체크 패턴' 무대에서 우렁찬 떼창이 어우러져 '솔로 뮤지션' 성진을 향한 팬들의 크나큰 응원을 실감케 했다.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도 언젠가 흰수염고래처럼 헤엄쳐" - YB(윤도현 밴드) '흰수염고래' 중

이번 공연의 별미는 성진의 감수성과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체감할 수 있는 커버곡 무대였다. 아이유 '무릎', 성시경 '두 사람'을 차례로 가창하기 앞서 "쉽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도움 되는 이야기, 그리고 따스한 위로를 건네기 위해 고르고 준비했다"라고 소개하며 관중의 감성을 두드렸다. 처진 달팽이(유재석 & 이적) '말하는 대로', YB(윤도현밴드) '흰수염고래' 스테이지에서는 힘을 북돋워주는 가삿말이 노을 지는 하늘을 헤엄치는 고래 영상과 수놓아졌다. 여기에 성진이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 땐 몰랐지 이젠 올 수도 없고 갈 수도 없는 힘들었던 나의 시절 나의 20대" 등 '말하는 대로'의 내레이션 파트를 잔잔하면서도 짙은 음색으로 소화해 울림을 전했다.

브루노 마스 '웬 아이워즈 유어 맨(When I Was Your Man)' 첫 소절이 시작되자 탄성이 쏟아졌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탄탄한 기교로 귀호강을 선사한 것이다. 특히 벤슨 분 '뷰티풀 띵스(Beautiful Things)'의 점점 고조되는 고음을 부를 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공연장을 환호성으로 꽉 채웠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싱어롱 타임도 마련됐다. 데이식스의 '바래', '해피' 무대에 다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영상을 구성했고, 관객들은 성진과 화음을 맞추며 아름다운 호흡을 자랑했다. 또 성진은 즉석에서 팬들이 듣고 싶은 노래들을 무반주로 짧게 들려주며 만족도를 한층 높였다.


"나는 알 수 있어 언젠간 우린 마주하게 될 거야" - '30' 타이틀 곡 '체크 패턴' 중

성진은 콘서트 자리를 빌려 데이식스와 마이데이에 대한 깊은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성진은 콘서트 자리를 빌려 데이식스와 마이데이에 대한 깊은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첫날 공연에서 데이식스 멤버 영케이 원필 도운이 현장을 찾아 큰 목소리로 성진을 응원했고, 중간중간 눈물을 삼키며 차분히 노래를 이어나간 성진은 "데이식스 데뷔 10년 만에 솔로로서 무대에 홀로 서보니 멤버들의 소중함을 참 많이 느꼈다. 우리 동생들에게 고맙다는 말 가장 먼저 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데이식스의 곁을 지켜 준 마이데이. 마이데이가 기다려 주고 존재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같은 고민을 하고 여러 감정을 나누면서 해소하고 극복했기 때문에 숨통이 트이고 더 단단해졌다. 여러분 덕분에 귀중한 경험을 하고 있고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걸 받았는데 그 이상을 돌려드리고 싶다. 나 그리고 데이식스에게는 마이데이가 1순위"라는 소감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또 성진은 "첫 솔로 콘서트라 시작부터 정말 떨리고 긴장됐는데 관객분들이 계셨기에 잘 마칠 수 있었다. 사흘 동안 너무 행복했고 힘을 얻었다. 앞만 보고 달리겠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나아가는지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데이식스 성진이자 솔로 아티스트 박성진이 되겠다"라고 말하며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특히 이번 앨범 '30'과 우리의 음악이 치열한 삶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진은 첫 솔로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데이식스 완전체 세 번째 월드투어 '포에버 영(FOREVER YOUNG)'으로 활약을 잇는다. 이번 월드투어는 9월 총 3회 4만여 석 올 매진을 기록한 인천 인스파이어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진행된 지역의 콘서트를 비롯해 추후 펼쳐질 방콕 홍콩 로스앤젤레스 뉴욕 공연이 전 회차 전석 솔드아웃됐다.

기세를 몰아 데이식스는 오는 2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11월 30일~12월 1일 방콕, 2025년 1월 18일 가오슝, 25일~26일 홍콩, 2월 12일~13일 오사카, 15일~16일 도쿄, 22일 마닐라, 4월 6일 시드니, 9일 멜버른, 12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16일~17일 로스앤젤레스, 19일 뉴욕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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