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저성장 ‘두토끼 해법’… ‘펨테크’ 84조 시장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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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테크 산업이 커지면 저성장·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서울창업센터에서 만난 펨테크 기업 '이너시아'의 김효이(26)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여성의 건강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 기술 등을 뜻하는 '펨테크'(Female+Tech)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해외에서는 실제 여성 난임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펨테크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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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생리대 개발 판매
“국내 지원책 턱없이 부족”
연평균 15.6% 성장 산업
2027년 601억달러 달할듯
女건강 초점 난임 등 해결
“펨테크 산업이 커지면 저성장·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서울창업센터에서 만난 펨테크 기업 ‘이너시아’의 김효이(26)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여성의 건강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 기술 등을 뜻하는 ‘펨테크’(Female+Tech)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카이스트 졸업생인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7월 같은 학교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3명의 동기생과 함께 ‘이너시아’를 창업했다. 이너시아는 유기농·친환경 생리대를 만드는 회사로 자체 개발한 천연흡수체 ‘라보셀(LABOCELL)’을 소재로 한 생리대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생리대는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지속해서 여성 질 점막에 닿아 염증을 유발한다”며 “유해화학물질을 배제하면서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흡수력을 보이는 ‘천연흡수체’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제품 출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너시아 제품이 출시되고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정식 출시 8개월 만에 100만 장 이상 판매됐고 회사 매출은 지난해 24억 원에서 올해는 이보다 5배로 많은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펨테크 스타트업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있어 김 대표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 유치 심사를 받을 때 심사위원 대다수가 남성이다 보니, 유기농 생리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심사위원의 공감을 얻기가 많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중소벤처기업 예비 유니콘 선발사업 평가위원 15명 중 여성은 1명(6.6%), 아기유니콘 사업 평가위원 57명 중 여성은 12명(21%)에 불과했다. 여성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펨테크 산업의 특성상, 여성이 이해도가 높은 분야인 만큼 여성 심사위원 숫자도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와 다르게 전 세계적으로 펨테크 산업은 급성장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펨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17억 달러(약 30조 원) 수준에서 연평균 15.6%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601억 달러(8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성 대비 평균수명이 길고 건강관리에 적극적인 여성들의 특성에 힘입어 펨테크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보례 여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펨테크 시장이 급부상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주목해야 할 시점이지만 이에 대한 지원정책은 현재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펨테크의 특수성을 이해한 여성기업 특화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펨테크는 여성 건강에 초점을 맞춘 만큼 난임 문제 해결 등을 통한 저출생·인구절벽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손꼽힌다. 해외에서는 실제 여성 난임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펨테크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모던퍼틸리티’는 호르몬 분석으로 난소 나이 등을 파악해 가임력을 측정하고, 스위스의 ‘아바’는 임신 확률이 높은 가임기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난임은 우리나라 부부 7쌍 중 1쌍이 겪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고 있어 관련 펨테크 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여성이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임신·출산·육아 부문을 지원하는 펨테크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며 “정부가 이들 기업 지원에 나설 경우 저출생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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