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만 듣고 샀는데 맛은 딴판? 일단 마셔보고 와인 구매하는 팁 알려드립니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1. 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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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카세] 아이추워의 슬기로운 와인 구매 ③
 

네이버 블로그 '와인직구의 모든 것'에 글을 쓰며, 직구 플랫폼 주류사업실장이기도 한 '아이추워' 최원준. 직구로만 와인을 즐길 것 같지만, 사실은 국내 샵에서도 꾸준히 많은 와인을 구매한다는 그가 슬기로운 와인 구매, 그리고 와인업계에 대해 이야기해드립니다.
 

필자는 와인을 취미이자 업으로 하고 있지만, 동시에 주종을 가리지 않는 애주가이기도 하다. 위스키, 꼬냑, 일본술(청주/사케), 전통주, 막걸리, 그리고 희석식 소주에 이르기까지, 함께하는 음식 등의 상황에 따라 와인이 아닌 다른 술이 더 끌릴 때도 있다. 하지만 간혹 고민되는 순간은, 마셔본 적이 없는 술의 구매를 결정할 때이다. '혹시 설명 듣고 예상한 맛과 딴판이면 어떻게 하지?', '기대보다 덜 마음에 들면 어쩌지?' 등의 생각이 가격대가 높은 술일수록 더 크게 들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와인은 그 상품 수의 다양함, 맛과 스타일의 다양함 등에 있어 그 어느 주종보다도 더 큰 어려움을 주는 술이다. 유독 '이 사람 추천 와인은 대체로 다 만족스러워', '이 사람이 나랑 입맛이 비슷한 것 같아'라는 것이 느껴지는 업계 전문인이나, 와인 블로거를 발견하게 되면 그의 추천 와인을 주욱 경험해 보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이긴 하나, 역시 직접 맛을 보고 판단하는 것에 비할 바가 되진 않는다.

낮게는 수만 원에서, 높게는 수십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다양한 와인들을 맛부터 보고 살지 말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해 본다.
 

1. 와인 디스펜서를 구비해둔 와인샵

와인은 한번 오픈하면 산화가 빨라져서 오래 보관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왔다. 이를 상당 부분 극복하게 해주는 신박한 설비가 있으니, 바로 '와인 디스펜서'이다. 여러 병의 와인을 동시에 보관하며, 버튼을 누르면 사전에 설정되어 있는 양의 와인이 따라지며, 와인이 빠져나온 병 안의 빈 공간은 질소가스 등이 주입되어 와인의 산화를 최대한 억제한다.


최근 레스토랑이나 바에서도 이런 장비를 갖추고 와인을 잔 단위로 판매하는 곳들이 늘고 있지만, 와인샵 중에서도 와인 디스펜서를 갖추고, 일부 와인이나마 고객들이 먼저 맛을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시음은 대개 유료이나, 소량만 맛보는 경우 가격 부담이 덜하며, 다른 와인들을 구매하다 보면 가끔 서비스로 내어주는 경우도 있다. ^^)

롯데칠성음료에서 운영하는 와인샵 '오비노미오' 전점, 하남스타필드에 위치한 와인클럽 하남스타필드점, 잠실 롯데월드 및 서울역 등에 위치한 '와인벙커' 등의 와인샵에서 이러한 와인 디스펜서를 활용한 (극)소량 와인 사전 구매, 시음이 가능하며, 최근 서울에 여러 점포를 내고 있는 '탭샵바'라는 매장은,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와인바 성격이 좀 더 강하긴 하지만, 다양한 많은 종류의 와인들을 소량 단위로 구매해 맛볼 수 있으며, 테이크아웃 판매하는 와인샵 기능도 겸하고 있는 곳으로 추천한다.

'탭샵바'
 

2. 와인 수입사 시음회 참여

행사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신청해야 한다는 수고로움을 감내할 수 있다면, 굉장히 많은 종류의 와인들을, 수입하는 업체 관계자의 설명도 들어가면서 맛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안타깝게도 아직 많은 수입사들은, 업계 종사자나 인플루언서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폐쇄적인 시음회만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래 추천하는 수입사들은 훌륭한 와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와인 애호가 누구나 신청·참여할 수 있는 열린 시음회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무료 행사도 있으나, 대부분 유료이며, 참가 비용 또한 적게는 2~3만 원부터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나, 하나같이 본전은 한참 뽑고도 남을 만큼 다양한 좋은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라는 공통점이 있다.


1) 이탈리아 와인 전문 수입사 '비노비노'

20년 업력의, 오직 이탈리아 와인만을 수입 취급하는 전문 수입사에서, 취급하고 있는 와이너리별로 시음회를 거의 매달 개최하고 있다. 바로 시중에서 구매 가능한 와인들과 함께, 구하기 힘든 오래된 빈티지들도 함께 비교 시음할 수 있는 자리로, 아래 소개해 드릴 다른 시음회들은 모두 다수 인원이 서서 시음 데스크를 돌아다니며 시음하는 붐비는 자리인 반면, 비노비노의 시음회는 자리에 앉아, 잔도 여러 개 제공받아 수입사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시음할 수 있는 차분하고 여유로운 시음회이다. 유료 시음회가 기본이나, 제법 자주 무료 시음회(마스터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와이너리 관계자가 방한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도 열리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와인 애호가이기만 하면 조건 없이 신청 가능하다는 것 또한 큰 매력이다.
* 선착순, 수입사 인스타그램 계정(@vinovino_co_ltd)에서 공지하고 신청 접수

출처 : '비노비노' 인스타그램 계정 @vinovino_co_ltd


2) '크리스탈와인컬렉션' 포트폴리오 테이스팅

크리스탈와인컬렉션은, '와인 마시는 아톰'이라는 유튜브 채널로도 유명한 아톰 이준혁 님이 대표로 재직 중인, 도멘 비조 Domaine Bizot, 자크 셀로스 Jacques Selosse 등 전 세계적으로 아주 핫한 와인들을 다수 취급 중인 수입사이다. 매년 11월 초를 전후하여 '포트폴리오 테이스팅' 또는 '그랜드 테이스팅'이라는 이름의 큰 시음회를 개최하는데, 참가비가 1인에 무려 50만 원에 달하는데도 참가자가 100명을 한참 넘어선다.

비싸다고 생각하는가? 마침 이번 2024년 행사가 지난주에 있어 다녀왔는데, 프랑스 현지에서도 한 병에 100만 원이 넘어가는 여러 와인들을 포함하여 최소한 200만 원 이상 값어치의 와인들을 맛본 것 같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와인은 모름지기 오픈한 뒤 몇 시간에 걸쳐 변화해 가는 다양한 모습을 즐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한 병에 수십만 원 이상인 유명 와인 수십 종(부지런히 돌면 100여 종도 가능했겠지만)을 '단돈(!)' 50만 원에 한자리에서 죄다 그 첫인상을 느껴볼 수 있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워 할 이들도 적지 않다. 이 행사에 맞춰 한국을 찾은 와이너리 관계자를 만나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 크리스탈와인컬렉션 인스타그램 계정(@crystal_wine_group)에서 행사 몇 주 전부터 공지하고 신청 접수

샤토네프뒤파프의 유명 와이너리 '끌로 생 장'의 오너, 뱅상 모렐 씨와 함께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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