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도 오디션 보러 오더라고요"…대 끊길 뻔했던 여성국극, 연수생도 뽑았다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1. 11. 09: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 골라듣는 뉴스룸] 여성국극의 현황 - 박수빈 여성국극제작소 대표

195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여성국극은 급격히 쇠락해, 간헐적으로 공연이 열리기는 했지만 거의 대가 끊어질 처지였습니다.

그러다가 여성국극 1세대 명인 조영숙 선생 제자들이 여성국극의 소멸을 막겠다며 여성국극제작소를 설립해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비를 털어 공연해야 하는 설움도 겪었지만, 여성국극이 재조명되면서 요즘은 '이날치'의 장영규 음악감독, 고연옥 극작가 같은 내로라 하는 창작진이 이들의 신작에 참여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연수생도 선발했습니다.

박수빈 여성국극제작소 대표 얘기 직접 들어보세요.
 

김수현 기자 : 90년대 말이었는데 국립극장에서 하는 공연도 한번 봤고, 2000년인가에 호암아트홀에서 했던 춘향전을 봤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예전에 하시던 분과 젊은 소리꾼이 같이하는 공연이었고요. 그때 이자람 씨가 춘향으로 출연했었어요. 그리고 이등우 선생님이 출연하셨습니다. 그때도 뭐라고 했냐면 "오랫동안 굉장히 대가 끊기다시피 했던 여성국극이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한창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그때 조금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았는데, 그러고 나서 또 잠잠하더라고요. 제가 느끼기엔 그랬어요. 그동안에도 계속 물밑에서는 굉장히 노력하시는 분이 계셨었더라고요. 그랬던 거죠?

박수빈 여성국극제작소 대표 : 그렇죠. 그렇지만 원체 여성국극이라는 장르가 만들어지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작품 자체가 너무 대규모고,

김수현 기자 : 사실 요즘 말로 치면 뮤지컬 같은 거죠.

박수빈 대표 : 말 그대로 뮤지컬이니까. 그래서 악사들만 해도 벌써 8명 이상은 들어가야 하고, 배우만 해도 보통 30~40명인데. 사실 자본적으로도 너무 어렵고. 그리고 여성국극을 멀리하려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져서, 딱 고정된 몇 명 말고는 새로운 배우들이 발굴되지 않았어요. 제가 2021년도에 안산에서 공연을 다시 시작할 때 그때가 딱 2011년도에 제가 했다는 그 대춘향전.

김수현 기자 : 2011년에 그러면 그거를 어디서 하신 거예요?

박수빈 대표 :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김수현 기자 : 그때 여성국극의 형태로?

박수빈 대표 : 완전 여성국극이었고, 그 작품은 또 개인 사비였어요. 지금 살아계시는 이소자 선생님께서 개인 사비를 들여서 1억을 들여서 만든 작품이 대춘향전이었었거든요.

김수현 기자 : 그리고 국립국악원은 그러니까 공연장을 대관하셨군요?


박수빈 대표 : 대관을 해서 한 거죠. 누구도 도와주지 않으니까. 그래서 돌아가신 여성국극 선배님들 추모하고, 3시간짜리 대춘향전을 진행했었어요. 그때도 1회 때 조금 빈 좌석이 있었지만, 3회 때 완전 만석이었고 반응도 되게 좋고 관객들이 '또 보고 싶다' 했는데, 또 여러 가지 이유로 또 멈춰졌었어요. 그래서 제가 10년 만에 다시 안산에서 '라이징 인 안산' 이렇게 여성국극으로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하는 말이 "뭐 몇십 년 동안 라이징이야. 이놈의 라이징은 언제까지 라이징 할 거냐고, 50년 전도 라이징이고." 제가 그 단어를 쓰면서도 진짜 웃펐어요. 진짜 슬프다. 언제까지 라이징이라는 말을 써야 하나.

김수현 기자 : 그렇죠. 공연을 제작하려면 자본이 필요한데, 언제까지나 '여성국극을 살려야 된다'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어오기에는 사실 쉬운 일은 아닌 거잖아요.

박수빈 대표 : 작년에는 제가 안산에서 '레전드 춘향전'이라는 공연을 했는데, 그때도 개인 사비였죠. 저는 이소정 선생님처럼 1억을 쓸 수는 없고, 대출도 안 나오니까. 이래저래 캐피탈까지 다 끌어서 3천 개인적으로 마련하고, 펀딩하고, 재단에서 좀 지원해 주시고 이래서 제작비 6천만 원짜리 작품을 그때 만들어서 했었죠. 그러니까 개인이 안 하면 할 수가 없어요. 없었어요. 이제는 달라지길 바라지만. 여성국극이 아직도 계속될 수 있다는 거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김수현 기자 : 몇 명이나 뽑으셨어요 이번에?

박수빈 대표 : 이번에 뽑은 사람들은 7명.

김수현 기자 : 다 국악이나, 배경이 다 다른가요? 어떤가요? 연기하시던 분도 있고?

박수빈 대표 : 맞아요. 이번에는 저희가 오디션을 봤어요. '한 명도 안 오면 어떡하지?' 막 이러면서. '그래도 찾아보자, 어딘가 있겠지' 이러면서 오디션 공고를 냈고.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셔서 오디션을 봤는데, 오디션의 기준은 이번에 실력은 아니었고요. '노래, 춤 이런 거 배우면 되지. 당장엔 안 되지만 가르칠 수 있다. 그리고 배우고자 한다면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여성국극에 대한 애정. 하고 싶은 그 애정을 좀 봐서 뽑았어요. 그래서 연극하던 사람, 영화 연출하던 사람, 싱어송라이터, 회계사 이런 분들도 오셨고요.

이병희 아나운서 : 진짜요? 뽑혔어요?

박수빈 대표 : 회계사분은 너무 바쁘실 것 같아서... 진짜 다양한 분들이 오셨어요. 연령대도 20대부터 70대까지 왔어요. 오디션 보러.

김수현 기자 : 70대 그분은 뭐 하시던 분인데...

박수빈 대표 : 국악을 좋아하시는 분이었어요. '옛날에 여성국극을 봤다. 그리고 여성국극을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그분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7명 뽑히신 분 중에 최고령자는 이제 60대 후반까지도 있었죠. 20대부터 60대까지 뽑았죠.

김수현 기자 : 그래서 화인뎐은 그분들이 출연하신 거예요?

박수빈 대표 : 그분들을 주역으로 만들었죠.

김수현 기자 : 화인뎐 소개를 해주세요. 어떤 얘기였을까요? 김홍도?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