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호 대표 "다국적 겜돌이들과 캐주얼 명가 만든다"

최은상 기자 2024. 11.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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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다른 명확한 방향과 인재상 가진 민트로켓 선장 인터뷰
- 황재호 민트로켓 대표 

민트로켓 황재호 대표는 자유로운 개발 환경 속에서 참신함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게임시장에 도전할 것을 역설했다. 

지난 7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 게임기자클럽은 민트로켓 황재호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넥슨게임즈에서 독립 법인으로 분리된 이후 황재호 대표 체재 하에 민트로켓의 방향과 미래를 듣기 위해서다. 

황 대표는 민트로켓을 하나의 '레이블'로 표현했다. 레이블이 추구하는 음악의 색깔이 있는 것처럼 민트로켓 역시 추구하는 게임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민트로켓이 추구하는 방향은 '캐주얼'이다.

민트로켓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캐주얼이다. 황 대표는 캐주얼이란 방향성을 잡았기 때문에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그 인접 장르 내에서 게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들이 민트로켓의 명확한 색깔을 인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과 기술력으로 고도화된 게임시장, 그 안에서 민트로켓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해 참신함과 도전정신을 갖고 개발에 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모수가 큰 레드오션은 지금의 민트로켓이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적극적인 해외 인재와 협업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황 대표는 "국내에서만 사람 뽑는 것을 고집하면 인재풀이 좁아진다"라며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구성원이라는 생각이다. 

익숙함, 그리고 그 위에 올린 참신함을 바탕으로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큰 족적을 남긴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의 디렉터 황재호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일약의 스타 개발자가 됐다.

황 대표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게임업계에서 활동해 온 베테랑 개발자다. 넥슨코리아 'BNB' 중화권 PM과 넥슨 아메리카 '마비노기 영웅전' 북미 PM을 거쳐 네오플 '이블 팩토리' 및 '고질라 디펜스 포스' 지휘봉을 잡았다. 다시 넥슨코리아로 돌아와 데이브의 디렉터를 맡았고,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민트로켓의 대표가 됐다.

- 민트로켓의 슬로건 

Q. 대표로서 책임과 역할이 커진 만큼 업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가?

독립하면서 회사에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넥슨의 제도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대기업은 대기업만의 프로세스가 있지만, 그게 민트로켓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근무 제도라던가 절차를 새로 잡는 중이다.

개발 외에 경영도 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지만, 글로벌 성공작을 만든 노하우를 시스템으로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데이브가 8강까지 간 것이라면 이제는 4강, 결승, 우승을 노려야 하는 시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체계가 필요하다. 걱정도 많지만, 잘 해내리라고 생각한다. 

 

Q. 개발에도 참여하는 것인지?

당연히 해야 한다. 물론 개발과 경영 모두를 소화하기 어렵다. 하지만 회사의 방향과 기조에 맞는 일관된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개발에 참여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이전과 같은 시간을 투자하진 못하지만,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 좋은 모범사례가 됐으면 한다. 

 

Q. 어떤 근무 환경을 추구하는가?

자율 지향 책임을 추구한다. 아무래도 회사의 규모가 커지다 보면 규정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는 재택근무도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장비 등 업무에 필요한 지원은 적극적으로 투자하려고 한다. 안 하면 해외 인재들과 협업하기 어렵다. 성과에 투자되는 시간을 보기보단 결과로 보려고 한다. 동일 기간 내 퀄리티로 업무를 평가해나갈 것이다.

 

Q. 재택근무를 허용하면 보안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재택근무의 부정적 측면이 단순히 보안 이슈만은 아니지만, 전례가 있는 만큼 신경 써야 한다. 보안 교육을 철저하게 시키려고 한다.  

 

Q. 민트로켓이 원하는 인재상은? 

고학력, 고스펙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게임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을 뽑고 싶다. 게임밖에 모르는 사람을 원한다. 대기업은 이런 사람을 뽑는 게 어렵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현재의 민트로켓은 가능하다. 정말 게임을 잘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그게 민트로켓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Q. 실제 사례가 있는가?

회사 분리 전에 굉장한 겜돌이 인디 개발자를 영입한 적이 있다. 그 때는 여러 가지로 충돌하는 포인트가 많았다. 대기업은 대기업이기에 요구하는 업무 환경과 방식이 있다. 인디 개발자는 이런 회사의 절차와 제도가 그들의 창작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보다 자유로운 환경을 원했다. 

이 때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적인 인디 개발자에게는 대기업의 방식이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독립하면서 제도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 이를 논의한지는 얼마 안 돼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인터뷰 중인 황 대표의 모습 

Q. 민트로켓의 규모와 구성은?

대부분 넥슨코리아에서 자율 선택으로 오신 분들이 많다. 반대로 왔다가 다시 넘어가신 분들도 있다. 다만, 대부분의 핵심 멤버들이 왔다. 현재 50명 정도 있다. 대략 70 ~80명 정도는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외 인원도 더 필요하다. 요즘 잘나가는 개발사를 보면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많이 뽑더라. 국내에서만 사람 뽑는 걸 고집하면 인재풀이 좁아진다. 

 

Q. 개발 프로세스 체계가 기존 민트로켓과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비유적으로로 표현하자면 민트로켓은 하나의 레이블이다. 레이블이 추구하는 음악의 색깔이 있는 것처럼 민트로켓 역시 추구하는 게임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구성원 역시 그에 맞는 사람들로 이뤄져야 한다. 랩 레이블에 트로트 가수를 영입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민트로켓이 추구하는 방향은 캐주얼이다. 이 캐주얼이란 주제를 잡았다면 그 인접 장르 내에서만 게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민트로켓의 브랜드를 소비하고, 명확한 색깔을 인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프로듀서가 명확한 철학을 갖고, 팀을 선별해가야 한다. 그 방향을 구성원에게 늘 일깨워야 한다.  

 

Q. 퍼블리싱이나 스튜디오 영입 같은 데에는 관심이 있는지?

관심은 있다. 여러 스튜디오와 논의하기도 했다. 인디 분들과 협업을 하고, 민트로켓에서 고도화시켜 투박한 부분을 다듬는다면 예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당장은 아니지만, 퍼블리싱이나 스튜디오 인수 등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추가로 하이퍼 그리프가 인디 행사를 직접 주관하던데, 상당히 인상 깊었다. 하이퍼 그리프의 방향도 좋은 방식이라라고 생각해 이와 같은 형태의 협업도 해보려고 한다.  

 

Q. 데이브 성공 이후 민트로켓 이름이 글로벌적으로 부상했는데, 글로벌 대응 전략을 마련했나?

우선 해외 인재 영입이 필요하다. 예전에 넥슨 아메리카에서 일했는데, 한국 게임을 가져가면 비주얼에서 먼저 탈락하더라. 북미 감성하고 안 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금 우리는 글로벌에 먹힌 퍼스트 디센던트처럼 그래픽으로 승부 보긴 어렵다. 

지금 갖고 있는 아트 스타일을 더욱 다듬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스타일로 해봐", "일본 스타일로도 해봐"하면서 해왔는데, 그냥 이럴거면 해외 인재를 영입하는 게 낫지 않냐는 생각이다. 해외 인재를 끌어오고, 내부 검증 체계를 더욱 꼼꼼하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글로벌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Q. 데이브 외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는지?

민트로켓은 하나의 인큐베이션 같은 느낌이었다. 여러 게임을 소규모로 인큐베이팅 하는 구조였다. 다만, 개발 자율성은 있지만 그 간의 공통점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그걸 바꿔보고자 했다. 그렇게 공통된 방향성으로 설정한 게 캐주얼이다. 이 캐주얼을 바탕으로 한 패키지 게임, 모바일 게임, 멀티플랫폼 게임의 프로토 타입을 제작 중이다. 공개할 수 있는 타이밍이 오면 다시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Q. 민트로켓이 추구하는 캐주얼 게임은?

중국의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캐주얼 게임과는 승부하기 어렵다. 자본력은 물론이고, 잘 만들기까지 한다. 민트로켓은 치열한 캐주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노선을 택해야 한다. 기존 장르를 코어하고, 딥하게 파는 건 좀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데이브가 보여준 것처럼 새로움과 참신함을 기반으로 한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Q. "새로움만 추구하고 경영은 할 줄 알겠냐"라는 시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스스로 경영 능력치는 있다고 본다. 민트로켓도 꾸준히 흑자가 나고 있다. 이전부터 사업적 경험치는 계속 쌓아놨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건 오히려 지금의 민트로켓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검증된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크다. 현재 레드오션 장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간다. 경쟁도 더 치열하다. 우리는 참신함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승부해야 한다. 분리할 때 자본금도 많이 넣어줘서 당분간 도전할 여유도 있다. 

- 황 대표는 JRPG 장르에 꼭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Q.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빅앤리틀'을 강조했는데, 이를 타이틀에 적용한다면?

빅 타이틀은 어느 정도 모수가 큰 장르를 선택하는 방향이다. 대표적인 것이 '퍼스트 디센던트'다. 루트슈터 시장의 모수는 크니까. MMORPG 시장도 마찬가지다. 낙원이 민트로켓에서 다른 스튜디오로 넘어간 것도 익스트랙션의 모수가 커졌기 때문이다. 

민트로켓은 빅이 아니다. 데이브도 시장 예측을 전혀 하지 않고 만든 게임이다.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 리틀 타이틀은 이런 것이다. 모수가 크지 않지만, 현대화가 되지 못해 죽어있는 장르 등이 될 수 있다. 그걸 가져와 현대적으로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 

 

Q. 다양한 개발사를 대상으로 차세대 닌텐도 스위치 기기 론칭 타이틀을 협의 중인데, 논의된 바가 있나?

차세대 닌텐도 기기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고, 데이브의 닌텐도 흥행 이후로 민트로켓에서 개발되는 게임은 닌텐도의 고려 대상이다. 다만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Q. 개인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는가?

JRPG를 꼭 해보고 싶다. 언젠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정말 동경하는 장르다. 입고 있는 티셔츠도 마침 '천외마경'이다. 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Q. 재밌는 게임의 정의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고유한 리듬이 일정해야 재밌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세 가지 콘텐츠가 있는데, 특정 콘텐츠가 갑자기 시간이 너무 많이 투자되면 흐름이 깨지고, 슬슬 피곤하지 않나. 그런 것이다. 게임을 적절하게 만드는 황금 비율이 있다. 이걸 찾아내는 게 정말 중요하다. 
 

Q. 데이브 IP 확장은 어떻게 할 생각이고 진척도는 얼마나 됐는가?

데이브는 의도적으로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많이 넣지 않았다. 이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게임으로 IP 확장을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데이브 IP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진척도는 그간 컬래버레이션 DLC 개발 등 이유로 조금 늦어졌다. 

 

Q. 이블 팩토리를 리마스터하면 어느 정도 규모로 개발할까?

이블 팩토리는 첫 디렉팅을 맡은 작품이기 때문에 애착이 있다. 다시 살리고 싶은 마음은 분명하다. 다만, 대규모 인원을 투자할 만큼 명작은 아니다. 그래서 하게 된다면 소규모 인원이 투자되지 않을까. 
 

Q. 민트로켓에서는 AI 기술 도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종 결과물로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개발 단계에서의 AI 기술은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한다. AI로 하면 훨씬 정교해진다. 내부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주고, 샘플을 개발할 때 AI 코딩이나, AI 아트가 상당히 효율적이다. AI를 사용하면 표준화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최종 결과물로서 쓰는 건 다른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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