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고… ‘실속형 전기차’ 러시 [자동차]

최지영 기자 2024. 11.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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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자동차 업체, 저렴한 전기차로 판로 뚫는다
中 BYD, 1000만원대 ‘시걸’
립모터, 준중형 ‘B10’ 개발
르노, 2000만원대 ‘트윙고’
시트로엥, 3000만원대 ‘e-C3’
“국내 전기차도 판매 늘리려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
르노의 트윙고.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저렴한 전기차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뿐만 아니라 유럽의 전통 자동차 기업들도 2000만∼3000만 원대 전기차를 선보이며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주도권을 쥐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폐막한 유럽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 ‘2024 파리 모터쇼’에서는 이 같은 경쟁이 치열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도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BYD의 시라이언(Sea Lion) 7.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1000만∼2000만 원대 전기차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는 올해 상반기 3000만 원대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Sea Lion) 7’을 출시했다. 신규 전기차 플랫폼 ‘e-플랫폼 3.0’을 적용한 시라이언 7은 91.3kWh 용량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BYD는 내년 유럽에서 1000만 원대 전기차 ‘시걸’을 출시한다. BYD는 대형 전기 SUV 양왕 U8 등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를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립모터’는 첫 준중형 전기차 ‘B10’을 내놓는다. B10은 내년 유럽에서 2000만 원대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립모터와 다국적 기업 스텔란티스는 합작 회사 ‘립모터 인터내셔널’에서 생산된 1000만 원 안팎 전기차 ‘T03’ 등을 지난달부터 유럽에서 판매 중이다. 독일 폭스바겐과 손잡은 중국 샤오펑은 유럽 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차세대 차량용 운영 체제를 선보였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아이온V를 공개했다. GAC는 이르면 연말쯤 유럽 진출을 본격화한 뒤 내년 중반부터 중간급 가격대의 아이온V와 저가형 모델 등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시트로엥의 e-C3.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프랑스 브랜드 르노는 최근 2000만 원대 가격으로 책정될 전기차 ‘트윙고’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르노는 오는 2026년 트윙고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르노는 1960년대 도로를 달리던 르노 4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르노 4 E-Tech 일렉트릭’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으며, 지난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2024 올해의 차’로 뽑힌 ‘세닉 E-Tech 일렉트릭’ ‘르노 5 E-Tech 일렉트릭’ 등 전기차도 선보였다. 스텔란티스 그룹 산하 시트로엥은 최근 3000만 원대 전기차 ‘e-C3’를 공개했으며, 다른 프랑스 브랜드인 푸조는 최근 준중형 전기차 ‘E-408’을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독일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외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은 베스트셀러 소형 해치백 ‘골프’의 전동화 콘셉트카인 ‘ID.GTI’를 선보였다. BMW는 두 대의 전기 콘셉트카를, BMW의 자회사 브랜드인 미니는 첫 전기 전용 모델 ‘에이스맨’을 공개했다.

올해 90번째를 맞은 파리 모터쇼는 이들 중국, 유럽 브랜드의 전기차 경연장이 됐다는 평가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파리 모터쇼에서 유럽 자동차 브랜드가 저가 전기차를 통해 침체한 판매를 반전시키고자 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그간 높은 인건비, 기술력 부진 등의 한계로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다만 최근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는 유럽 국가들이 늘어나는 데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최고 45.3%까지 인상하면서 전기차 판매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아의 EV3.

우리나라에서는 기아만 보급형 전기차인 ‘더 기아 EV3’를 앞세워 6년 만에 모터쇼에 참가했다. EV3는 국내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 원대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보급형 전기차 모델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국내 자동차 브랜드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운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제품 개발을 진행하며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다”며 “전기차 판매량을 대폭 늘리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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