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망하는지 아십니까? 게을러서 그렇습니다!"....그런데 부지런해도 소용없더라<일상이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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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명절 당일.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내가 '그 정육점 사장님한테 전화가 왔었다'며 '꼭 통화를 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하더군요.
전화를 했습니다.
마치 사자후 같은 비장한 말투는 여전히 저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데 '그토록 부지런한 자영업자 한 분'도 결국 가게를 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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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뉴스다!>
몇 해 전 명절 당일.
뉴스 당직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바빠서 저녁을 챙겨 먹지 못했기에 배는 고팠고 마침 불 켜진 정육점을 보자 수육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명절 당일에 문을 여는 집이 있었네....’
반가운 마음에 정육점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사장님, 돼지고기 수육용으로 조금만 주세요.”
그렇게 고기를 사고 돌아서려던 찰나,
문득 말을 붙이게 됐습니다.
“아니, 명절인데도 문을 여시네요?”
“저요, 저는 1년 365일 단 하루도 쉬지 않습니다.”
그러고는 제 입에서 저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오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자영업자가 왜 망하는지 아십니까?”
“....”
“게을러서 그렇습니다. 일요일 쉬고, 노는 날 쉬고, 그러고도 안 망하기를 바라면 안 돼요.”
그 감탄에, 이후 고기는 꼭 그 정육점에서 사게 됐습니다.
아내도 마찬가지로요.
몇 년 동안 지켜봤지만 정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하시더군요.
그러고는 2년전 쯤 딴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내가 ‘그 정육점 사장님한테 전화가 왔었다’며 ‘꼭 통화를 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하더군요.
‘무슨 일일까’
전화를 했습니다.
‘가게 문을 닫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더군요.
이미 신선식품 또한 대세는 온라인으로 넘어간 데다(이 부분은 저의 해석입니다)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임대료는 꼬박꼬박 나가고....
두 손두 발 다 들게 됐다는 것입니다.
더욱 억울해 한 것은 ‘임대료’였습니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미리 나가도 임대료를 지불하고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안타까워서 ‘어떻게 안 되나’ 변호사한테 물어봤더니 계약기간이 남아 있으면 임대료를 건물주에게 지불을 해야 하더군요.)
“자영업자가 왜 망하는지 아십니까? 게을러서 그렇습니다!”
마치 사자후 같은 비장한 말투는 여전히 저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데 ‘그토록 부지런한 자영업자 한 분’도 결국 가게를 접었습니다.
5백만 명이 훌쩍 넘는 전국의 자영업자.
아무리 부지런한 자영업자라 해도 냉혹한 현실을 넘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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