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사전] 개당 얼마야? 우리가 몰랐던 '단위가격' 표시제
정부, 단위가격 표시제도 확대
1999년 도입한 단위가격 표시
슈링크플레이션 막을 수 있을까
기업의 ‘꼼수 가격 인상’ 못 막아
■ 단위가격 표시제 =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고물가 탓에 장보는 게 겁난다는 김혜영(가명·41)씨. 그는 마트에서 장을 볼 때면 꼼꼼하게 가격을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사기 위해서다.
그런 혜영씨가 최근 살피는 게 하나 더 늘었다. 가격표 옆에 함께 쓰여 있는 단위가격인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뉴스를 통해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나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의 효과를 누리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판을 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그 후부터 단위가격을 꼼꼼히 살펴봐요."
단위가격 표시제는 소비자가 용량별 또는 제조사별 판매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단위 가격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만든 제도다. 우리나라엔 1999년 도입됐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의무 시행하고 있다.
단위가격 표시제가 주목을 받는 건 고물가 탓이다. 지난해 기업들은 제품의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사실상 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꼼수'를 부렸다. 그러자 정부가 제동을 걸기 위해 나섰고, 그 방안으로 단위가격 표시제를 꺼내 들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0월 단위가격 표시 품목을 기존 84개에서 114개로 30개 늘렸다. 대상도 확대한다. 산자부는 "내년 11월부터는 연간 거래금액 10조원 이상인 온라인쇼핑몰도 의무적으로 단위가격을 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단위가격을 표시제의 확대만으로 슈링크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느냐다. 시장의 기대치는 낮다. 무엇보다 단위가격 표시제를 적용하든 말든 기업이 제품의 크기나 용량을 줄여도 제재하지 못한다. 단위가격 표시제는 제품의 단위가격을 표시하라는 것이지 크기와 용량을 마음대로 줄이지 말라는 건 아니어서다. 제품의 크기나 용량을 줄이는 기업들의 '꼼수 가격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