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경정 17기, 분발이 필요해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전 경주를 뛰고 있는 17기 신인선수들이 선배들과의 혼합 경주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는 중이다.

현재까지 17기 10명의 선수가 10월 이후 열린 선배 기수 선수들과의 혼합 경주에서 거둔 성과는 우승 2회, 준우승 2회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2회의 우승은 기량보다는 체중이나 모터 성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온라인 스타트’ 경주(현재 매 16, 17경주에 열리며, 모든 선수가 출발선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경주 방식)에서 나왔다는 점을 보면 실질적인 활약상은 사실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물론 선배들과 함께 경주를 뛰게 된 것은 불과 한 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신인선수들이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 훈련하며 기량이 높은 선배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17기에는 나름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선수들도 있었기에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사리경정장에서 선수들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계류장을 벗어나고 있다. 사진=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제공

이번 17기는 총 10명으로 김미연 김태훈 박지윤 윤서하 이현준 이현지 임건 임혜란 조미화 황동규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치러진 세 달간(7~9월)의 신인 경주에서 이현준과 황동규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에는 그 주춤한 상황이다.

이현준은 신인 경주가 열리는 7~9월 1위 8회, 2위 5회를 기록, 무려 72%의 입상 성공률을 보이며 17기 중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활약을 펼쳐왔다. 또한 안쪽이나 바깥쪽 어떤 코스를 배정받는다 하더라도 고른 성적을 보이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혼합 편성 경주가 열리기 직전인 37회차(9월 12일 제1경주)에서 사전 출발 위반을 범하며 초반의 놀라운 기세가 다소 꺾인 듯 보여 상당히 아쉬운 상황이다.

이현준(17기, B2). 사진=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제공

황동규(17기, B2). 사진=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제공

한편 17기 선수 중에서 출발에서 강점을 보이며 ‘초반 승부사’로 평가받던 황동규도 지난 41회차(10월 16일 제6경주)에서 사전 출발 위반을 범해 당분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17기 유망주 선수들의 연이은 사전 출발 위반이 나머지 8명에게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경기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온라인 방식의 경주에서는 17기 선수들도 어느 정도 입상 가능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김미연(17기, B2). 사진=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제공

경정훈련원 17기 수석 졸업생인 김미연은 10월 31일 16경주에서 지난 8월 스포츠경향배 대상 경정 우승자인 김민준(13기, A1)과 지난 10월 쿠리하라배 특별 경정 우승자인 정민수(1기, A1) 등 쟁쟁한 강자들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경정 최초의 부녀(婦女) 경정 선수로 유명세를 치렀던 이현지(2기 이용세 선수 장녀)도 전날인 10월 30일 16경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쟁쟁한 경정 강자들을 따돌리며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경주 출발 시점과 함께 또 다른 승부처인 턴마크 선회에서는 크게 밀리지는 않아 출발 감각을 점차 살려간다면 좋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현지(17기, B2). 사진=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제공

다수의 경정 전문가는 “아직은 선배 선수들과 함께 경주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신인이 좋은 활약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방식의 경주에서 좋은 모터를 배정받은 선수라면 충분히 입상할 수도 있는 만큼 신인 경주는 온라인 경주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또 선배들과 경쟁하며 어느 정도 경험과 자신감을 쌓인다면 연말 정도에는 2~3위 정도의 후착 경쟁에서 깜짝 이변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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