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장 찍기 강제할 수 없어”…교도소 징벌 취소소송 원심 확정한 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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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수용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이 적힌 징벌 보고서에 손도장 찍기(무인)를 거부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이어서 징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A씨에게 보고서에 무인을 함으로써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인정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헌법상 진술거부권 침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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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책임 관련 보고서에 무인 거부, 헌법상 진술거부권 포함”
교도소 수용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이 적힌 징벌 보고서에 손도장 찍기(무인)를 거부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이어서 징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손도장이 보고서 내용과 합해 ‘진술’을 구성해 진술거부권의 대상이라는 이유에서다.
교도소장은 최초 소란과 2차례 거부를 각각 사유로 금치 20일 징벌을 내렸다. 금치는 교정시설 수용자에게 가하는 가장 무거운 징벌로, 독거실에 수용하고 접견·서신 등 처우를 제한하는 조치다. A씨는 “보고서 기재 내용을 인정할 수 없어 무인을 거부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무인 거부는 징벌사유로 볼 수 없고, 최초 소란행위만으로는 금치 20일의 징벌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교도소 측이 불복했으나 대법원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은 A씨에게 보고서에 무인을 함으로써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인정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헌법상 진술거부권 침해라고 봤다. 헌법 12조 2항은 “모든 국민은 고문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무인의 의미는 거기에 기재된 규율 위반행위가 사실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적발 보고서의 기재 내용과 일체가 돼 언어적 표출인 ‘진술’을 구성하므로 헌법상 진술거부권의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이어 “규율 위반행위는 형집행법상 징벌사유에 해당할 뿐 아니라 형법상 모욕죄 등과 같은 형사책임에 관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A씨는 보고서에 기재된 행위를 형사상 불이익한 진술로서 부인하며 서류에 무인할 것을 요구하는 교도관 지시를 거부할 헌법상 권리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법원은 다만 A씨가 최초 소란을 피운 행위는 징벌 대상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교도소는 이를 기준으로 징벌 수위를 다시 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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