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도 오르는데…트럼프 리스크 맞은 국내 증시

한겨레 2024. 11. 1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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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예상과 달리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하고 상·하원마저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 스윕'이 현실화 했다.

한국 증시를 제외한 일본, 특히 고율 관세의 직접적 대상국인 중국 증시마저도 트럼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일본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미국 내 생산기반을 갖고 있는 점도 트럼프 리스크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주변국보다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국내 증시와 경기의 위험 노출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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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박상현의 경제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 매카미시 파빌리온에서 개최된 선거 유세에 참석한 사진. 연합뉴스

박빙 예상과 달리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하고 상·하원마저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 스윕’이 현실화 했다. 트럼프 공약이 집권 1기 때와 달리 속도감 있게 추진될 공산이 커졌다. 세계 경제는 관세로 대변되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강화’라는 성장 둔화 리스크를 피하기는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에서 2.4%로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증시를 제외한 일본, 특히 고율 관세의 직접적 대상국인 중국 증시마저도 트럼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취임 예정이어서 리스크가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한국 증시에만 트럼프 리스크가 드리워진 듯하다.

그 이유로는 어느 정도 차별화된 ‘리스크 방어력’을 들 수 있다. 중국은 이미 대규모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을 실시 혹은 준비 중이다. 심각한 내수 부진 탈피가 일차적 목적이지만, 트럼프 관세 충격도 대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재정 부양책이 상당한 규모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60%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2025년 중국 성장률이 올해보다 절반 수준에 그칠 수 있어 선제로 경기 방어에 나섰다는 얘기다.

일본의 경우는 슈퍼 엔저와 외교력이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대선 이전부터 트럼프 리스크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 가치가 또다시 큰 폭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에 재진입하는 슈퍼 엔저 국면으로 회귀하면서 관세 리스크를 상당 부분 상쇄시켜주는 효과가 이미 나타난 셈이다. 또한 일본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미국 내 생산기반을 갖고 있는 점도 트럼프 리스크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그밖에 아베 총리 시절부터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외교력도 일본 경제가 지닌 주요 방어력이다.

한국은 여러모로 방어력이 견고하지 못하다. 우선, 자체적인 경기 방어 혹은 부양능력이 취약하다. 통화정책은 가계부채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다. 미 연준이 0.75%포인트의 정책금리를 내리는 동안 국내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인하에 그치고 있다. 3분기 국내 성장률이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금융안정 리스크로 인해 공격적 기준금리 인하가 어렵다. 건전재정 기조 탓에 재정정책 전환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외에도 일본처럼 통화 가치를 대폭 절하하는 정책 추진도 자금이탈 문제 등으로 한계가 있다. 경기 방어를 위한 정책이 모두 발목이 잡혀 있는 셈이다. 여기에 관세 리스크와 함께 한국 주력산업인 자동차 및 이차전지 업종의 경우 바이든 정책 폐기 혹은 축소에도 노출돼 있다. 주변국보다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국내 증시와 경기의 위험 노출은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 2기는 1기 때보다 세계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자체적인 경기 방어력을 높일 수단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자칫하면 2025년 국내 성장률이 우려보다 크게 하락할 위험이 크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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