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SBVA 이준표의 AI론, "대전의 스탠다드에너지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성호철 기자 2024. 1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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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VA는 올 10월초 도쿄에서 심사역 워크숍을 했습니다. 주제는 ‘AI 시대는 대체 뭐고, SBVA는 어떤 시각으로 투자해야하나’입니다. 이준표 SBVA 대표가 1시간 30분~2시간 내부 강연했다고 합니다. 쫌아는기자들은 이 대표에게 그 강연을 한국의 창업자에게도 전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등장할 파운더들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해준다면 너무 좋은 일이다. AI 시대에 자극받아, 내가 방금 설명한 그런 스타트업이 많이 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결국은 퍼셉션, 레코그니션, 액추에이터, 그리고 그 기반인 인프라스트럭처. 앞으로 2030년까지는 SBVA도 대부분 포트폴리오를 이렇게 채워야 되지 않을까. 미래를 예측하는 게 쉽지는 않다. AI 혁명 시기를 살고 있다. 판이 바뀌는 이 시기라는건 엄청난 축복이다. 좀 잘 살려보자”고 합니다.

SBVA의 내부 강연을 이 대표는 10월중순 쫌아는기자에게 다시 했고 이를 텍스트로 전합니다. 아쉽게도 내부 PPT의 공개는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텍스트를 꼼꼼히 따라가면 이준표의 AI론과 SBVA의 투자 방향이 보일 겁니다. 특히 SBVA를 만날 예정인 분들은 일독하시길 권합니다. 레터의 전반부는 주로 일반론이며, 그의 지론은 후반부입니다. 후반부를 더 꼼꼼히 읽어보세요.

인터뷰 마지막, 쫌아는기자는 이 대표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판이 바뀔 땐, 비저너리가 중요해요. 판이 안 바뀔 때 비저너리는 사실 무능력한 비효율자가 될 수도 있어요. 판이 바뀔 때는 달라요. 비저너리는 방향을 제시하고, 그게 틀리더라도 현명한 사람들에겐 참조할만한 나침반이 됩니다. 옳은 방향이면, 전혀 다른 가치를 낳습니다. AI에 꽂힌 예비 창업자를 대신해, 내부 강연을 공유해주신데 감사합니다.”

1. “정보화혁명 시대의 우리 눈에는 AI 신세대가 불안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태어날때부터 스마트폰을 본 그들은 진화한 인류일지도 모른다.”

“저희 내부 자료로 썼던 거고요.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되나. 인류가 농업혁명과 산업혁명를 거쳐, 정보 혁명에 왔잖습니까? 그 길이가 매 혁명 때마다 엄청 짧아집니다. 인류가 수렵 생활하다가 정착하고 농기구도 쓰고, 농업을 기반으로 한 번 진화하잖아요. 사는 방식도 바뀌고, 사회가 만들어지고. 산업혁명을 하면서 자본을 기반으로 사회가 돌아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그러면서 교육에 대한 시스템도 또 한 번 진보하고. 또 사람들이 글을 엄청나게 많이 읽게 되죠. 그게 진화의 엄청난 기폭제라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어떤 히스토리컬 팩트가 아니라.”

“영어로는 ‘anxious generation’이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불안한 세대들 정도일까요. 요새 미국에서 굉장히 히트 친 책이 있어요. 소위 우리가 얘기하는 알파 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이랑 아이패드를 쓰잖아요. 쇼츠와 같은 짧은 영상을 소비하죠. 관찰을 해보면 엄청나게 도파민을 자극하거든요. 인류 역사적으로 한 번도 임상 실험하지 않은 일을 지금 애들한테 하는 셈입니다.”

“책의 결론은 애들에게 스마트폰과 같은데 너무 노출하는건 되게 위험하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에 노출한 세대들을 나중에 관찰해 보면 집중을 못 한다는 거예요. 책을 못 읽고 어떤 주제에 포커스 못 하고. 근데 전 조금 다른 생각입니다. AI 혁명까지 여기까지 왔는데 이 포인트가 뭘까. 단순히 ‘AI 시대에 왔다’라는 사실뿐만이 아니라, ‘인류가 진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저자는 다음 세대들한테 굉장히 위험하다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어쩌면 인류가 진화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게 제 포인트입니다. 예컨대 산업혁명이나 정보혁명 시대를 통해 지식을 습득·전파한 우리 세대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친구들이 불안해보일 순 있어요. 우리가 과거의 방식으로 그들에게 뭔가 지식 전달하려고 그랬을 때 잘 안되니까. 하지만 그건 당연한 거고 오히려 새 인류는 또 다른 기술 진보에 의해서 보다 진화를 한 세대들이니까, 우리가 새로운 틀에서 받아들이고 가야 되지 않느냐.”

이준표 SBVA 대표.

2. “80년전에 등장한 AI의 개념, 왜 지금 개화했을까? 두가지다. 인터넷 덕분에 딥러닝이 학습할 막대한 데이터가 생겼다. 20년만에 600배나 빨라진 GPU가 등장했다.”

“예전 정보화 혁명 때는 정보가 넘쳐났고 우리가 정보를 찾았어야 했죠. 하지만 이제는 정보가 저희를 찾아오죠. 틱톡이나 유튜브가 얼마나 무섭냐 하면 그동안 시청했던 모든 콘텐츠들을 다 보고, 그다음에 이 사람이 누를 수밖에 없는 콘텐츠를 추천하잖아요. 사실은 이미 AI 혁명, 저희는 그 변화 속에서 살고 있거든요.”

“챗GPT 등장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AI 역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되게 깁니다. 1940~50년대 개념이 처음 등장했는데 80년 정도 됐죠. 근데 왜 하필이면 지금이냐.”

“1940년대 초반 미국의 신경 생리학자인 맥클로크랑 인지 심리학자인 월터 피츠가 최초로 인공 뉴런을 설계했어요.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으로 처음 만들어진거죠. 다음에 1960년대 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는 챗GPT의 원조인 엘리자를 만들고, 80년대 이런 투자가 조금 주춤하다가, 노벨 물리학상 받은 조프리 힌튼 박사가 심층 신경망에 대한 이론을 쏟아내면서 사실 챗GPT까지 나왔죠.”

“왜 2010년대 후반, 2020년대 와서야 AI가 꿈이 이뤘냐. 두 가지로 봅니다. 딥러닝이라는 기술이 나왔는데, 이제야 데이터가 막 쌓인 거죠. 인터넷을 통해 넘쳐난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랑 딥러닝이 만나, 결국은 GPU와도 만나면서 머신러닝 워크로드를 가속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합니다. GPU 성능은 꾸준히 향상되는데, 2019년 초당 처리 가능 퍼포먼스가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2003년과 비교하면 거의 한 600배 정도 성장하거든요. 이게 가능하니까, 생성형 AI 기술이란게 등정했죠.”

“많이들 아는 얘기인데 페이스북이 1억 유저 달성하는 데 거의 한 4, 5년 정도 걸렸거든요. 근데 챗GPT가 나와서 그 비슷한 사용자 달성하는 데 두 달밖에 안 걸렸습니다. 그 정도로 사실은 파급 효과가 굉장히 크죠.”

3. “디지털 이미지를 생산하는데, 제너레이티브 AI를 쓰면 사람보다 99%가 넘는 저렴한 비용에 99% 적은 시간으로 작업할 수가 있다고 해요.”

“맥킨지서베이를 보면 ‘일상 업무 영역에서 얼마만큼 AI를 활용하냐’라는 질문에 ‘적어도 한 개 이상의 뭔가 이걸 쓴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72% 넘습니다. 한 6, 7년 전에 대비했을 때 거의 한 3~6배 정도가 올랐고요. 생성형 AI들이 등장하면서 이렇게 된 거죠. 주목할 점이 이것도 같은 맥킨지 리포트인데 ‘생성형 AI를 업무에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1년 만에 두 배가 늘었습니다. 저희도 사실 스타트업 투자할 때 이게 되게 큰 임플리케이션이거든요.”

“저희가 예전에 투자해 굉장히 크게 엑싯한 창업자, 외국분인데 최근에 회사를 또 만드셨어요. 새로운 아이템으로 회사를 만들어, 업데이트해 주시려고 찾아왔는데 이미 프로덕트를 많이 만드셨더라고요. ‘사람들이 이제 벌써 최소한 한 30명, 한 40명 정도 되셨겠네요. 이 인력들은 대표님이 본인 자금으로 했나요’ 그랬더니, ‘딱 5명 있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개발자 한 20명하던 일, 지금 1명, 2명이 하고 있다. 더 이상 사람이, 특히 코딩하고 디자인하는데는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요. 실제로 AI가 어마어마하게 현실 생활에서 쓰이는구나. 대기업들이야 이미 인력들이 채용이 돼 있고 노동법이 워낙 세기 때문에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해도 사람을 갑자기 줄일 수가 없잖아요. 스타트업은 새로 시작하니, 가능하죠.”

“앞으로 새 스타트업들은 정말 소수의 인력으로 일들을 하겠구나. AI가 일자리를 뺏어가지 않을까라는 걱정하고 사람들은 체감을 못 하는데. 스타트업들이 커지면서 사이클이 돌잖아요. 생각보다 뭘 잘 하는 것 같다. 그 대표님 말씀이, 디자인 같은 경우도 예전에는 원화를 그리고 어떤 캐릭터를 뽑는 데 한 50명 많게는 100명이 몇 개월의 작업했는데, 지금은 그냥 프롬프트 잘 써갖고 ‘17세기 풍에 금발 머리에 뭐 이런 소년의 이미지를 어떤 모습으로 그려줘’ 그러면 AI가 몇 초 만에 수백 개를 그려주니, 그 중에서 고르면 된다는 거예요.”

“단순히 문서 작성을 넘어, 그림이나 음악과 같은 창작의 영역까지 AI가 침투해 대체가 가능한 세상이 왔다. 근데 결국 AI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꿀까. 두 가지로 나눠서 봤어요. 생산성과 컨비니언스(편의성)입니다.”

“프로덕티비티, 즉 생산성 측면의 변화. 실제 업무 속도가 빨라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어마어마하게 성장해요. 퀄리티가 좋아지더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같은 것들을 제공하면서, 개발자들한테 ‘생성형 AI 도움을 받으면 작업 완료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냐’고 물었는데, 56% 이상 감소한다고 답을 했어요. 심지어는 사람이 할 때보다 완성도도 좋다라고 답을 한 거죠.”

“컴퓨터 사이언스 엔지니어가 하는 역할이 예전하고 많이 바뀌겠구나. 오히려 AI를 잘 쓸 수 있는 코더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거죠. 디자이너의 이미지 측면에선 숫자가 더 놀랍습니다. 디지털 이미지를 생산하는 데, 제너레이티브 AI를 쓰면 사람보다 99%가 넘는 저렴한 비용에 99% 적은 시간으로 작업할 수가 있다고 해요.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크죠.”

4. “컴퓨터 사이언스하는 조프리 힌튼과 데미스 하사비스가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받았다. 물리학자, 화학자는 현타왔을 것이다.”

“AI가 우리 삶에 미치는 편의성은, 제가 심사역들한테 얘기했어요, 한 1년, 2년이 지나면 정말 하루의 모든 내 생활 패턴이 AI에 의해서 개입이 될 거다, 아침 운동 중에 신체 리듬 체크하고 일어나서 밤새 일어난 뉴스들을 AI가 뽑아, 어떤 특정 언론사의 사이트를 보는 게 아니라, 저는 구글 뉴스 클립을 쓰거든요, 그거를 이제 쓰면 제가 그동안 봤던 기사들을 종합해 언론사를 불문하고 저한테 도움이 될 만한, 제가 흥미로워 할 만한 기사들만 뽑아서 이미 줘요, 이미 이것도 일어나고 있고. 날씨를 확인하고 자율주행차로 출근하고 AI가 추천하는 내 취향의 음악을 들으면서.”

“저희 심사역들에게 얘기했던건, AI가 줄 수 생산성과 편의성을 우리가 직접 느끼고, 세상을 좀 바라보는데, 투자자로서 벤처캐피털로서 한번 좀 보자라는 겁니다. 이 AI의 변화를. AI 관련된 글로벌 기업 투자 현황을 보면 2013년 이후 8년간 AI 분야 투자 금액이 거의 23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작년 2023년 한 해 투자한 금액만 봐도 우리나라 돈으로 뭐 한 200조 정도 가까이 되고요.”

“주목해야 될 부분이 생산성 AI에 대한 투자 동향인데, 미중 갈등이 있었을 때를 제외하고, 제너레이티브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지난 5년간 10배 정도가 증가했고요. 빅테크 기업들이 인프라스트럭를 깔고요. 최근에 가장 충격 받은 건, 조프리 힌튼 교수가 노벨 물리학상 받은 것도 있지만, 데미스 하사비스가 노벨 화학상 받은거예요.”

“단순히 우리가 생각하는 컴퓨터 사이언스 영역의 AI가 아니고요. 생명공학, 의료, 화학, 제약, 신약 등 전 분야가 사실상 AI에 의해 연구 개발되고 심지어는 통제되고, 이 사람들이 가져가는 세상이 이미 된 겁니다. 굉장히 많은 물리학자들이나 화학자들이 소위 현타 왔을 거예요. 컴퓨터 사이언스 하는 사람들이 노벨물리학상이나 화학상까지 다 가져간 거죠. 이런 배경엔 어마어마한 자본들이 합쳐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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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년전쯤 도쿄서 샘 알트만이 손 회장에게 8장짜리 슬라이드로 오픈AI 프로젝트를 점심시간에 피칭했다. 손 회장은 1빌리언 투자하고 싶다고 즉답했다.”

6. “AI 생태계, 한발 물러나서 다르게 보자. 퍼셉션-레코그니션-엑추에이터, 그리고 인트라스트럭처.”

7. “스노우는 퍼셉션, 루닛과 업스테이지, 유닷컴은 인텔리젼스”

8. “대전의 스탠다드에너지는 인프라스트럭처... 불타지 않는 배터리는 AI시대에 세상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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