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삼성화재 소속으로 ‘현대캐피탈 킬러’로 군림했던 레오, 이제는 ‘현대캐피탈맨’으로 삼성화재 격침에 ‘선봉장’이 되다
프로 출범 후에도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지속됐다. 프로 원년이었던 2005 V리그에선 삼성화재가 우승하면서 슈퍼리그 8연패를 합쳐 9연패의 위업을 쌓았으나 현대캐피탈이 2005~2006, 2006~2007시즌 2연패를 차지하며 삼성화재의 천하를 무너뜨렸다. 심기일전한 삼성화재는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챔프전 7연패를 차지해버린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 팀의 관계는 라이벌이긴 하지만, 삼성화재의 일방적 우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12~2013시즌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로 V리그에 첫 발을 디딘 레오는 입단 당시만 해도 키에 비해 너무 마른 몸으로 우려를 샀으나 데뷔전부터 공격 점유율 61.95%, 공격 성공률 71.43%로 51점을 몰아치며 화려한 신고식을 보여줬다. 이후 세 시즌간 V리그는 말 그대로 레오 천하였다. 레오는 2014~2015시즌까지 뛰면서 정규리그 MVP 3연패를 달성했고, 2012~2013, 2013~2014 챔프전 MVP도 독식했다. 다만 마지막 2014~2015 챔프전에선 같은 쿠바 출신의 괴물 로버트랜디 시몬이 이끄는 OK저축은행에게 3전 전패로 무너졌다. ‘삼성화재 왕조’의 몰락을 알린 패배였다.
레오가 V리그를 떠난 이후 삼성화재의 V리그 지배력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군웅할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는 곧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라이벌 관계도 역전되는 것을 의미했다.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의 5승1패 우세를 시작으로 2022~2023시즌까지 8년 연속 최소 동률(2017~2018시즌 3승3패) 혹은 현대캐피탈의 우세가 진행됐다. 2022~2023시즌엔 현대캐피탈이 사상 최초로 6전 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2016~2017시즌부터 두 팀의 맞대결을 ‘V-클래식 매치’로 명명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해도 현대캐피탈이 31승16패의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다. 다만 2023~2024시즌은 삼성화재가 4승2패로 9년 만에 다시 V-클래식 매치의 우세를 점했다.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세트 스코어 3-0 완승이었다. 레오는 팀 공격의 44.71%를 책임지면서 60.53%의 공격 성공률로 23점을 몰아쳤다. 리시브 효율도 44.44%(9/18, 범실 1개)로 올 시즌 처음으로 40%를 넘겼다. 공격과 수비에서 레오가 만점 활약을 펼치면서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빼어났다.
개막 4연승을 달리다 지난 6일 한국전력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해 무패행진이 끊겼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를 통해 승점 3을 보태며 승점 14(5승1패)가 됐다. 2위 한국전력(승점 11, 5승1패), 3위 대한항공(승점 11, 3승3패)와 승점 3 차이로 1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현대캐피탈이다.
반면 삼성화재에겐 고민을 남긴 경기였다. 외국인 선수 그로즈다노프(불가리아)가 공격 성공률 56.76%를 기록하며 지난달 22일 KB손해보험전(53.49%) 이후 처음으로 공격 성공률 50%를 넘기며 맹활약했으나 그간 부진한 그로즈다노프 대신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파즐리(이란)가 공격 성공률 42.86%에 그치면서 10득점으로 부진했다. 두 선수가 동반 50%를 해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는 삼성화재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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