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지속 가능한 지역 축제를 위한 차별화 전략

2024. 11.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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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충청 하계U대회 조직위 부위원장

2024년 연말까지 전국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는 약 1170건에 달하며, 이는 2022년 944건 대비 약 24% 증가한 수치다. 통계에서 보듯이 지역 축제는 그 지역의 특성과 전통을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 행사이자, 지역 경제 활성화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아왔다. 지역의 독특한 역사, 자연환경, 그리고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기획된 축제들은 지역 주민에게는 자부심을, 외부 방문객에게는 지역의 매력을 알릴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매년 많은 축제들이 경쟁적으로 열리면서, 일부는 반복되는 프로그램과 유사한 행사 구성으로 인해 매력을 잃는 경우가 늘고 있다. 더욱이 방문객 수요 예측 실패, 부실한 행사 준비, 예측 불가해진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하거나 취소되는 행사도 속출하고 있다. 축제 철이 막을 내려가는 이 시점부터 지속 가능한 지역 축제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 축제, 이제는 단순히 전통을 유지하는 것에서 벗어나 현대적 감각을 더한 새로운 시도가 요구된다. 전통은 축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동감을 잃을 수 있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지역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도입 함으로써 축제의 활력을 되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 음식 경연대회에 창의적인 조리법을 추가하거나 전통 의상과 현대 패션을 결합한 패션쇼를 열어 전통과 현대성을 아우르는 축제를 제공할 수도 있다.

축제 기획자는 해당 지역만의 독창성을 살리기 위해 '다름'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자산일 수 있음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예로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생태 축제'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을 포함해 지역 특성을 살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지역 특성을 보존하면서도 글로벌 이슈와 연결된 의미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또한 '다름'을 존중하는 마음일 때라야 가능해지는 적극적 경청으로, 지역 주민의 직간접적 축제 기획 참여기회를 늘려서 주민들의 애정과 소속감을 높일 수도 있다.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수 효과이다.

축제가 단순한 전시형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축제의 진정한 성공은 참여자들이 축제의 의미와 기획 의도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이뤄진다. 참여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체험형 행사로 기획돼야 한다. 예를 들어 농촌 지역 축제에서는 방문객이 직접 농산물을 수확하고 요리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착을 높일 수 있다.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는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축제 장소와 그 배경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세대의 흥미를 유도하고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다.

한편 지속 가능성은 현대 축제 기획의 필수 요소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는 등 환경을 고려한 운영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며, 지역 주민과 방문객에게 책임 있는 축제 문화를 전할 수 있다. 또 지역 자원과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친환경적 기획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할 수 있다.

축제가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문화유산에 자부심을 느끼고 외부 방문객에게 긍정적인 지역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 지역 축제의 변화를 통해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부터 왜, 어떤 의도로 변화를 기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지역 축제의 진정한 성공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데 있다. 전통에만 의존하거나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축제는 참여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역 고유의 특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축제 기획이 필요하다. 크고 획기적인 변화가 아니어도 좋다. 기존의 요소와 결합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색다른 축제 경험을 창출하는 기획자의 상상력과 열린 마음이 차별화의 시작점이다. 이창섭 충청 하계U대회 조직위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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