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생각] 트럼프 당선인과 한미기술동맹

2024. 11.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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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메카트로닉스공학부 명예교수

2025년 1월 20일 취임할 미국의 47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어떤 사람인가. 트럼프 집권 후 한국에 미치는 경제안보 영향의 불확실성으로 대부분 국민의 걱정이 많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 한국에 대하여 다양한 주장을 쏟아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주한미군 방위비 대폭 증액 계획은 한미동맹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많다. 자신이 재임하고 있었다면 매년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지불했을거라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최근 바이든 정부와 합의한 분담금 1조5000억원의 9배에 달하는 큰 금액이다. 더 나아가서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계수기, 부유한 나라라는 뜻)"이라고 말하면서 사실상 주한미군 등 미국의 안보 역할을 고리로 한국과 경제 분야 등에 대해 재협상을 할 뜻이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짧은 통화에서 한편으론 한국에 '조선산업 분야 협력'을 제안하면서 연간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 사업을 소개했다. 그동안 일본, 한국, 중국으로 빠져나간 미국의 조선산업 경쟁력 부족을 인정하고 미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 지원능력까지 빨간 불이 켜진 것에 대하여 한국의 지원을 부탁한 것이다. 자국의 이익에 결국 부합하겠다는 뜻이지만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인정하면서 적극적인 구애 표현도 서슴치 않은 것이다. 이러한 양극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는 그는 자신인 정치인이면서 비즈니스맨임을 재차 확인해 주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당선된 협상의 달인 미국 대통령과 검찰총장 출신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의 테이블에서 마주해야 한다. 당장 방위비 분단금 인상 문제의 경우 트럼프가 요구하는 14조원 인상은 우리가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다. 하지만 양보할 수 밖에 없다면 윤 대통령 또한 비즈니스맨 관점으로 눈을 돌려 14조원 대신에 30조원 더 나아가서 100조원 이상의 혜택을 찾아낸다면 이 또한 우리도 가능한 일이다. 특히 미중 패권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우리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함께 원자핵을 포함한 무기체계, 고성능 HBM반도체, 2차전지, 조선, 바이오,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등 첨단 과학기술분야에서 적극적인 상호 협력, 즉 기술동맹을 추진한다면 윈-윈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반도체 기술동맹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보조금 관련 등 반도체 법 실행 단계에서 불리한 부분이 여전히 많다.

한미기술동맹의 추진은 기초원천 연구능력이 우수한 미국과 산업생산 기술능력이 우수한 한국 간 상호 이익에 크게 부합하기 때문에 양국 국민 동의에 큰 문제가 없다. 트럼프가 먼저 제안하였지만 미 해군함정의 MRO사업은 양국이 윈-윈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협력 사업이다. 우리 또한 이러한 협력사업을 먼저 발굴 제안해 현재의 안보동맹 중심에서 기술경제동맹 수준으로 격상 발전시켜야 한다. 트럼프 당선으로 위기도 느끼고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 윤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실무팀을 구성하여 한미기술동맹 정책을 세우고 늦어도 트럼프 취임 전까지 실천계획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미국과의 협상에 임해야 한다.

상호주의 원칙에서 자국의 이익과 미래의 공동목표에 부합하는 과제를 계속 발굴하자. 한국의 추가 방위비 부담의 경우 한국에 한미 첨단무기개발 공동 연구소 설립과 함께 공동 군사훈련 플랫폼 개발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의훈련소 설치 등 미래 공동과제는 찾으면 무수히 많다. 필요하면 트럼프 정부에 우리가 먼저 협상 안건을 제시하고 회의를 이끌어가면 된다. 방위비 증액에만 매몰될 필요도 없고 걱정할 이유도 없다. 우리 또한 이스라엘처럼 세계 최강의 안보와 과학기술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선진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야 하기 때문이다.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메카트로닉스공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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