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한강’ 열풍…유럽서 연극 매진 행렬
[앵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열풍이 유럽에서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소설 채식주의자를 바탕으로 만든 연극이 무대에 올려졌는데, 연일 매진 행렬입니다.
파리 이화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기 시작한 주인공 영혜, 집 안의 붉은 고기들을 모두 버립니다.
[영혜 남편 역: "나도 고기를 먹지 말란 말이야?"]
[영혜 역 : "나는 고기를 냉장고에 둘 수 없어."]
채식을 선택하면서 인간의 폭력성을 거부하려 했던 영혜는, 가족에게 또다른 억압을 받게 됩니다.
[영혜 언니 : "잠시 후 아버지가 영혜의 뺨을 내리 쳤습니다."]
연극의 연출가이자 극중에서 주인공 영혜의 언니 역을 함께 맡은 다리아 데플로리안, 6년 전, 채식주의자 작품을 우연히 접하자 마자 무대에 올려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김치와 소주 등 한국 소품들, 한글 배역 이름도 그대로 사용해 원작의 이해도를 높혔습니다.
[다리아 데플로리안/'채식주의자' 연극 연출가 겸 배우 : "채식주의자를 접한 순간 나는 신비롭고 이해하기 어려운 주인공에 빠져 들었습니다."]
관객들은 억압 받는 '영혜'에 공감하며, 비폭력과 다양성에 대한 감상을 나눴습니다.
[마르탱/'채식주의자' 관객 : "저는 작품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것이 엄청난 깊이와 아름다운 요소들을 지닌다고 생각합니다.특히 다양성의 측면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유럽의 채식주의자 연극은 지난해 스웨덴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기획입니다.
한강 작가 특유의 시적인 문체가 공감각적인 연출도 가능하게 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박옥경/한강 작품 스웨덴어 번역가 : "언어 자체도 현대적이고 그리고 좀 시적이고 아름답다는 느낌이 있고 또 이렇게 시각적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림을 보듯이 아니면 영화를 보듯이..."]
이미 이번 달 공연표가 모두 매진될 만큼 관객들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극단은 내년 2월까지 유럽 공연을 마친 뒤 한국에도 연극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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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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