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 걷어내니 속이 시원하다”…사거리 현수막 다 뜯어낸 이 구청장
“과태로 천번 넘게 부과
틈날때마다 현수막 철거“
표현할 권리는 보장하되
불법은 끝까지 책임물어
고터지하 관광특구 추진
서울에서 한강과 이어진
유일한 관광특구될 것
너무나 당연한 것 같았던 이런 강남역의 풍경을 바꾼 이는 전성수 서울 서초구청장이다. 뚝심과 진심을 앞세워 취임 2년 여만에 강남역 일대 불법 현수막과 천막을 모두 철거한 것이다.
우선 서초구는 불법 현수막 철거를 위해 ‘집회·시위자 없이 현수막만 걸려 있으면 철거가 가능하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서초구는 지루한 싸움을 시작했다. 1년 이상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하는 이들 대부분이 1인 시위자이거나 소수의 시위자라는데 착안해 이들이 식사나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울 때마다 현수막과 천막을 철거했다. 그동안 ‘편하게’ 시위를 하던 사람들을 ‘귀찮게’ 만든 것이다.
초기에는 직원들의 반발도 있었다. 그는 “공무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일 중 하나가 불법현수막 철거와 같은 행정대집행”이라며 “그래서 현장 공무원들에게 물리적 저항이 심하면 무리하게 대응하지 말고 일단 철수한 뒤 다음에 진행하라는 지침을 줬다”고 했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과정이 1~2년 반복되면서 오랜 기간 집회·시위를 해온 사람들이 스스로 떠나는 경우도 생겼다고 한다. 전 구청장은 “내 아이의 눈을 가리고 싶은 불법 현수막은 치우는 게 맞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일인데 많은 구민들께서 ‘눈과 귀의 가시 같았던 것들을 들어내줘서 고맙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협상 과정에서 서초구가 강조한 것은 단 하나였다. ‘상생기금은 만들지 말아달라’는 것. 전 구청장은 “돈을 내서 해결하는 방식은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대형마트와 소상공인 간 두 가지 합의가 이뤄졌다. 대형마트 유통망을 중소슈퍼가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중소슈퍼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전환할 때 까다로운 전환 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다. 전 구청장은 “합의서 서명 후 두달 정도 뒤 구에서 직접 소상공인 업소 150곳을 찾아가 반응을 살폈는데 90%에 가까운 소상공인들이 유동인구, 매출, 객단가가 늘거나 기준 수준을 유지했다”고 했다.
전 구청장은 “1년 반동안 주민·상인 상생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고속터미널 상권 활성화를 위한 관광특구 지정이었다”며 “ 마침 이 일대는 서울 다른 관광특구와 달리 ‘한강’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녔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서울에 관광특구가 7곳이 있는데 한강과 맞닿은 관광특구는 한 곳도 없다”며 “고속터미널 지하상가가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일대 공공지하보행통로를 통해 한강과 이어지는 서울의 유일한 관광특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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