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50억 사기대출' 김기유, 대출청탁 거부한 저축은행 대표 해임
‘대출 실행’한 고려저축은행 대표는 예가람 대표까지 겸임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그룹 계열 저축은행에 ‘150억 원 사기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사기대출 5개월 전 예가람저축은행 대표가 김 전 의장 지인의 대출 청탁을 거부했다가 해임된 것으로 드러났다.
예가람저축은행 대표가 거부한 대출 청탁은 고려저축은행에서 실행됐고, 이은우 고려저축은행 대표는 예가람저축은행 대표까지 맡게 됐다. 이 대표의 두 저축은행 겸직은 결국 김 전 의장의 ‘150억 원 사기대출’로 이어졌다.
‘전 태광실세’ 김기유, 지인 대출청탁 거부한 예가람저축은행 대표 해임 지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 예가람저축은행 대표인 김 모씨는 지난 8일 검찰에 ‘김기유 구속·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탄원서를 통해 “저축은행 재직 시절 김기유의 최측근을 통해 대출 의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도저히 취급 불가한 건이어서 거절한 적이 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내쫓다시피 퇴사를 강요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주장은 태광그룹의 감사에서도 확인됐다. 태광그룹과 예가람저축은행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12월 흥국자산운용 김 모 상무와 저녁식사 자리에서 W홀딩스 서 모 대표를 소개받고, 굴착기 구입자금 8억 원을 대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김 상무는 그룹 내에서 김 전 의장의 최측근이고, 서 대표는 지인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W홀딩스는 지난 2022년 1월 설립돼 이듬해 1월 태광그룹에서 건설·부동산·골프장 사업을 운영하는 티시스 협력업체로 등록됐다. 신설법인으로 공사실적과 시공능력이 협력업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던 W홀딩스는 협력업체 등록을 신청하면서 허위로 조작한 철거공사계약서 2건과 건설기계장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대표는 이튿날 직원들에게 해당 대출 건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고, 건설중장비 담보 대출은 규정도 없고 사례도 없어 취급이 불가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김 전 대표는 김 상무와 서 씨에게 “대출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대출 청탁을 거부한 직후인 지난해 초 인사평가에서 김 전 대표는 D등급과 함께 해임 통보를 받았다. 김기유 전 의장의 지시를 받은 그룹 인사실장이 직접 찾아와 인사평가 결과와 해임을 통보했다.
결국, W홀딩스의 굴착기 담보대출은 예가람저축은행이 아닌 고려저축은행에서 이뤄졌다. 이은우 고려저축은행 대표는 내부 규정을 개정해 이듬해 3월 29일 해당 대출을 성사시켰고, 이틀 뒤인 3월 31일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되며 두 저축은행 대표를 겸직하기 시작했다.
김기유 그룹 실권 장악할 때마다 저축은행 경영진 교체…결국 ‘150억원 사기대출’
이 대표는 계열사 저축은행 대표를 겸직한 지 5개월 만인 지난해 8월 31일 김 전 의장의 지시를 받아 예가람저축은행 100억원, 고려저축은행 50억원 등 150억원의 사기대출을 실행했다.
태광그룹 내부 감사에서 당시 김 전 의장의 지인이 대출을 신청하면서 제출한 ‘토지담보부 차용 약정서’와 ‘차용증 이행 합의서’는 모두 허위 서류로 밝혀졌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차주인 김 전 의장의 지인과 함께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예가람저축은행 전 대표는 탄원서에서 “‘150억 부당대출’ 건으로 이은우 대표는 구속됐는데 정작 악행의 최정점에 있는 김기유는 구속되지 않고 있다”며 “김기유에 대한 구속수사와 엄벌을 통해 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탄원했다.
한편, 김 전 의장은 태광그룹에서 실권을 장악할 때마다 저축은행 경영진을 교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5월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태광그룹 실권을 장악한 직후 곧바로 예가람저축은행의 전·현직 대표와 총괄임원, 실무직원 등 5명을 해임했다.
또 2019년 12월 허승조 고문 체제가 들어서면서 잠시 물러났던 김 전 의장은 2022년 2월 경영협의회 의장을 맡아 그룹 총괄로 복귀하면서도 저축은행 대표를 물갈이했다. 김 전 의장은 2022년 6월 박승철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를 해임하고, 김 전 대표를 선임했고, 고려저축은행에는 이종수 대표를 해임하고 이은우 대표를 영입했다.
김 전 의장은 '물갈이 인사'에 반발하면 배임 등을 주장하며 압력을 가했다. 2022년 7월에는 박승철 대표를 배임으로 고소했지만 ‘혐의없음’ 결정을 받았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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