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가 호령하던 중고차시장, 기업인증차가 판 바꿨다
상반기 거래량 늘었지만 딜러는 감소세
제조사 직접 보상매입·검수로 신뢰 높아
현대차·기아·KGM, 적극적 공략 나서
롯데렌탈 등 렌털 업체도 참전… 판 키워
10일 국토교통부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에서 판매된 중고차는 130만727대로, 같은 기간 판매된 신차(82만3171대)보다 1.58배 더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신차 대비 중고차 거래량은 2021년 1.52배, 2022년 1.49배, 2023년 1.45배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올해 상반기 반등한 것이다.
이는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고, KG모빌리티(KGM)는 올해 5월부터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기아는 고객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차량 출고부터 사후 관리까지 인증중고차 고객에게 체계적인 ‘리멤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 출고 단계에서 프리미엄 코팅 서비스, 200개 검사 항목 품질인증서 등을 제공하고 사후 보증 기간은 최대 1년, 2만㎞까지 연장해준다. 첨단 커넥티드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도 1년간 무상 제공한다.
KGM은 국내 첫 제조사 직영서비스센터인 ‘KGM 군포 광역서비스센터’에서 280여가지 항목의 진단검사를 해 중고차를 상품화한다. 구입한 차량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3일 내 환불해주는 ‘책임 환불제’도 운영한다.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기업형 중고차 사업자가 증가하면서 그동안 중고차 시장을 좌우하던 영세 중고차 딜러 수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앞으로 렌털업체까지 중고차 사업에 가세하며 중고차 시장은 더욱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다. 롯데렌탈은 이달 중 B2C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 중고차 경매 시장에 판매해온 렌터카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지난 7월 CEO IR 데이(최고경영자 기업설명회)에서 “현재 만기가 도래한 중고차 차량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이들 차량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으로 중고차 소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기존 중고차 업체들도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며 활발하게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신차 시장과 달리 중고 전기차 거래도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은 등록된 전기차 매물 비중이 2020년 0.32%에서 올해 2.64%까지 확대됐다고 밝혔다. 올해 1∼9월 전기차 등록대수(1만9000여대)는 지난해 전기차 등록대수를 넘어섰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은 신차 대비 중고차 시장 규모가 2∼4배로 높아, 국내 중고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며 “품질과 사후 서비스 등 신뢰할 수 있는 기업형 중고차 사업자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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