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 "성적 연연하지 않아, 목소리로 기억되는 가수되고파" [인터뷰]

김한길 기자 2024. 11.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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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낙엽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구슬프고 쓸쓸하다. 마치 이별 후 처연함이 밀려오듯. 그래서인지 가을엔 유독 가슴 절절한 이별 발라드가 많이 들려온다. 가수 헤이즈(Heize) 역시 과거 '만추' '떨어지는 낙엽까지도' 등 가을과 어울리는 이별 발라드로 뭇 리스너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번 신보 '폴린(FALLIN’)' 역시 늦가을의 쓸쓸한 정취를 가득 녹여냈다.

특히 묵은 그리움을 털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동명의 타이틀곡은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풋풋하고 미숙했던 사랑에 빗대어 풀어냈다. 헤이즈는 "타이틀곡이 먼저 정해지고 나서 '가을'과 '그리움'에 어울릴만한 곡들로 모았다"라며 "어렸을 땐 내 옆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당연하고 영원하다고 믿는데, 그런 것들이 사라지면 힘든 순간이 온다. 하지만 사라지는 것들은 자연스럽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구도 막을 수 없지 않냐. 이는 가을과도 되게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가을은 누가 봐도 낭만적인 계절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잎도 떨어지고 결국 겨울이 되고 봄이 온다. 그리움을 털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가가려는 마음가짐과도 닮았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폴린'을 타이틀곡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선 "앨범 준비 중에 겪는 풍파 중 하나가 타이틀곡 정하기다.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엄청 했다. 그러다 이 곡의 데모가 회사 안에 예전부터 있었고, 들었을 때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타이틀곡을 정하는 게 어려우면 이 곡을 불러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고, 다시 듣게 됐을 때 모두가 만장일치로 이 곡이라고 의견이 모아졌다. 이 곡이라면 내가 지금 써 놓은 곡들과 그리움이라는 주제로 낼 수 있겠다 싶어서 하게 됐다. 새로운 감성이기도 하고, 잔잔한 멜로디, 자극적이지 않은 단어들로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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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는 이번에도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적 역량을 한껏 과시했다. 그는 '모든 걸 가르쳐 준 사람이니까' '미래일기' '겉마음' '점' '내가 없이' 총 다섯 트랙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헤이즈는 "욕심이지만 가을이라는 계절에 떠올릴 수 있는 앨범이 되면 너무 좋겠다. 또 그리운 순간들을 떠올랐을 때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항상 생각하는 게 리스너들이 내 곡을 듣고 '나도 이랬는데, 헤이즈도 이런 순간이 있었네'라며 공감을 하고,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헤이즈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적 발전을 위한 한 가지로 "인기곡들을 자주 들어본다"고 밝하기도. 최근엔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부른 '아파트(APT.)'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와. 정말 참신하더라"라며 "로제 씨 인터뷰를 보니까 녹음까지 다 해놨다가 안 해야겠다며 엎었다가 다시 주변 얘기를 듣고 시도했다고 하더라. 정말 그런 부분들에서 확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인기 있고 유행이라고 해서 잘 어울리는 건 아니니 그 안에서 잘 풀어낼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 이 주제를 갖고 이렇게 곡을 쓰고, 이렇게 풀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줬다"며 두 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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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는 그간 '돌아오지마' '비도 오고 그래서' '널 너무 모르고' '헤픈 우연' 등 수많은 곡을 히트시키며 '음원 강자'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성적에 연연하기보단, 자신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길 바랄 뿐이라고.

그는 "난 생각보다 연연하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여태까지 앨범을 내왔다. 왜냐면 잘 될 거라는 계산을 하고 쓴다고 잘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때의 시기와 온도, 나라는 사람과 듣는 분들이 어떻게 맞아떨어지냐에 따라 다르니까 그런 생각을 안 하려 한다. 다만 혼자 만드는 게 아니고 회사도 같이 만든 앨범이니 잘 됐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 듣는 분들에게 진심과 메시지가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1위를 할 때도, 계속 나올 때마다 잘 되고 했을 때도 오히려 더 그런 생각을 안 했다. 왜냐면 성적에 연연하기 시작하면 앨범을 못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지금 내가 들려드릴 수 있는 걸 들려주는 게 맞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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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헤이즈. 그는 "참, 10년 동안 앨범을 내고 가수로 활동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시간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지금 다 기억나지 않아도 여러 가지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을 건데, 결국엔 잘 지나갔다는 것에 다행이라는 감정이 크다. 삶에서는 힘든 순간이 있거나 위로받아야 될 순간이 생기면 다 지나간다는 생각으로 다독인다"라며 "어쨌든 이 직업 자체가 들어주는 분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데, 10년간 내 음악을 들여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과정들인데, 도와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라는 질문엔 주저 없이 '목소리로 기억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위로받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가수로 남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게 내가 해야 될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0년을 달려온 자신에게는 "항상 서툴렀던 것에 대한 생각이 많은데, 지금 나에게 '그런 서툴렀던 부족했던 모습들이 모여서 결국 지금의 더 나은 내가 됐으니 앞으로도 겁먹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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