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韓 저출생 해소, 대통령보다 아이돌이 잘할 것”… 美 유명 경제학자의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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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문화와 관련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약속하는 세금 혜택보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출산 독려에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이달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前)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은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 기조를 극복할 아이디어를 묻는 말에 느닷없이 인기 절정의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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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많이 가는 반려견 키워도 출산·육아는 기피 풍토”
“북유럽 국가들 무상보육 정책도 저출생 기조 못막아”
“문화 접근 병행해야… 인기 아이돌 밈이 정책보다 세”
“저출생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문화와 관련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약속하는 세금 혜택보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출산 독려에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이달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토드 부크홀츠(Todd Buchholz) 전(前) 미국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은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 기조를 극복할 아이디어를 묻는 말에 느닷없이 인기 절정의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이야기를 꺼냈다. 포브스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전 세계 여성 뮤지션 가운데 최고 부자로, 현재 그의 재산은 16억달러(약 2조2160억원)로 추정된다.
부크홀츠가 저출생 해결책으로 팝스타를 언급한 건, 출산 기피를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해석해서다. 부크홀츠는 “많은 이가 육아는 안 해도 강아지는 키운다”며 “따지고 보면 강아지를 키우는 게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육아 못지않게 부담되는 일인데도 ‘반려견을 키우는 건 멋진(cool) 일’이라는 공감대가 있다 보니 그 부담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반면 육아에 대해서는 상당수 젊은이가 과거만큼 멋진 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먹고 살기 힘들어도 어떤 행위에 가치를 느끼면 그 행위에 기꺼이 참여하는 게 인간이라고 부크홀츠는 말했다. 단순히 “아이를 낳으면 정부 지원금을 주겠다”는 식의 접근 방법만으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무상보육 정책을 강력하게 펼쳤으나 출생률 개선에는 실패했다”며 “각종 정부 혜택은 그거대로 꾸준히 하되, ‘출산과 육아가 힘들지만 그만큼 뜻깊은 일’이라는 인식이 퍼지도록 하나의 문화를 조성하는 작업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강력한 목소리를 내줄 리더가 필요하고, 이쪽에서 리더는 정부 대통령보다 ‘문화 대통령’이라는 게 부크홀츠의 의견이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TV에 나와 제발 아이를 더 낳아달라고 호소하는 것보다 스위프트가 자신의 SNS에 ‘출산은 정말 가치 있고 멋진 일이에요. 저도 다자녀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라고 한 줄 써주는 게 젊은 세대를 설득하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부크홀츠는 “한국은 정보기술(IT)이 발달했고 젊은 층의 SNS 활용도 적극적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K팝과 아이돌까지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의 유명 아이돌이 출생·육아 관련 밈 확산에 나서준다면, 이는 웬만한 정부 정책보다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했다.
책 ‘포노 사피엔스’를 쓴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초(超)연결 사회를 살아가는 ‘스마트 신인류’가 밈을 통해 복제된 공통의 사고(思考) 패턴과 생활 패턴을 가진다고 했다. 최 교수는 밈을 유전자처럼 개체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개체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비유전적 문화 요소로 정의했다. 초연결 사회에서 밈은 엄청난 전파 속도를 과시하며 시장 판도를 바꾼다.
부크홀츠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공부했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을 지냈고, 세계적 헤지펀드 기업 ‘타이거’에서 펀드매니저와 경영이사를 역임했다. 컨설팅 기업 G7을 설립해 대표 겸 수석 경제학자로 재직 중이다. 경제학도의 필독서로 꼽히는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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