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과 충성심 사이?”…러시아 파병 북한 군인들의 ‘위험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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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일종의 '총알받이'로 활용될 위험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세뇌된 충성심, 지속되는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 외부 세계에 대한 동경 때문에 자발적으로 파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탈북 군인들과 북한 군사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정권이 이와 같은 군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러시아에 추가 병력을 파병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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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일종의 '총알받이'로 활용될 위험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세뇌된 충성심, 지속되는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 외부 세계에 대한 동경 때문에 자발적으로 파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탈북 군인들과 북한 군사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정권이 이와 같은 군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러시아에 추가 병력을 파병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했다.
북한은 약 120만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대규모 파병 능력을 감안하면 국제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탈북 군인들의 증언…"배고픔 속에서도 충성심은 강하다"
2019년 탈북한 전직 북한군 유성현 씨(28)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복무 중 러시아 파병 명령을 받았다면 감사했을 것”이라며, 북한 군인들이 매일 극심한 식량 부족 속에서 군 생활을 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적어도 러시아에 가면 이곳보다 나은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파병은 그들에게 일종의 탈출구이자 더 나은 환경에서의 생활을 기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평생의 세뇌와 충성심이 이들 군인들에게는 러시아 파병을 하나의 ‘영광의 기회’로 여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유 씨는 “북한 군인들은 김정은을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에 대한 충성심과 위험 감수하는 의지
이번 러시아 파병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특수부대 ‘11군단’, 일명 ‘폭풍군단’의 군인들은 높은 충성심과 위험을 감수하는 의지로 훈련된 인원들로 평가되고 있다.
전 미군 특수부대 장교인 데이비드 맥스웰은 이들이 전투력 면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특수부대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정권에 대한 충성심과 헌신만큼은 고도로 훈련된 병사들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북한 특수부대에서 복무했던 탈북민 이현승 씨(39)도 WSJ에 “김정은 위원장을 위해 죽을 각오를 다지는 사상 교육을 매일 받았다”고 전하며, 이번에 파병된 군인들도 그와 같은 교육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전쟁에서 희생될 가능성이 크지만, 지도자의 명령을 의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의 경험이 만드는 ‘신분 상승’ 환상?
과거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북한 군인들과 그 가족들이 누렸던 신분 상승이 이번 러시아 파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1998년 탈북한 전직 북한군 장교 심주일 씨(74)는 WSJ에 “베트남전 참전 후 살아 돌아온 공군 조종사들은 영웅으로 대우받으며 고위직으로 진급했고, 전사한 조종사의 아내들 또한 노동당 내 고위직에 오르는 신분 상승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파병을 일생일대의 기회로 여기는 북한 군인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WSJ은 북한이 이번에 러시아에 보낸 군인들의 첫 파병이 더 많은 병력 파병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은 현재 약 120만 명의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어 러시아에 추가 병력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5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북한 군인들과 우크라이나군 간의 소규모 전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직 초기 파병된 북한 병력은 본격적인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미국 당국은 북한 군인들이 수일 내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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