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형 스마트팜부터 유통까지… ‘토털 솔루션’으로 초보 농부 지원

조선희 기자 2024. 11.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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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생물을 키우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상품 가치가 있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하고, 판매까지 책임져야 하는 농업은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다.

2016년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그린(이하 그린)은 이런 초보 농부들을 위해 스마트팜 설비 판매뿐만 아니라 종합 재배 인프라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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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미래다] ㈜그린
그린의 ‘타워형 수직재배시설’. 농업 특성상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리는 일이 많은데 수직재배는 서서 작업을 할 수 있어 노동 시간과 강도가 크게 줄었다. 그린 제공
살아 있는 생물을 키우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상품 가치가 있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하고, 판매까지 책임져야 하는 농업은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다. 2016년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그린(이하 그린)은 이런 초보 농부들을 위해 스마트팜 설비 판매뿐만 아니라 종합 재배 인프라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이 농사와 관련된 시설, 장비나 소프트웨어 보급에 집중하는 데 비해 그린은 농산물 공동 가공 및 수매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초보 농부들의 큰 고민 중 하나인 판로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권기표 대표. 그린 제공
그린의 토털 솔루션은 청년 농부였던 권기표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임차농으로 잎채소를 키우며 다양한 재배 방식을 시험해 봤는데 설비 구입, 유지보수에 비용은 많이 들지만 생산량은 기대에 못 미쳤던 것. 이에 따라 권 대표는 스마트팜 시설을 직접 개발했다.
aT센터 ‘2024 A FARM SHOW’에 참가한 그린 부스.
그린의 스마트팜은 7건의 특허를 받은 ‘타워형 수직재배 시설’이 특징이다. 기존 가로 형태의 농작물 재배 방식은 배양액 침전물이 발생해 관리가 힘들고 작물의 성장에 따라 LED와 작물 사이의 간격을 조절할 수 없었다. 반면 그린의 타워형 수직재배 시설은 기둥 형태의 프레임에 특수 배양액을 채워 식물을 가로로 뿌리내리게 하는 시설이다. 수직재배로 좁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더 많은 재배가 가능하고 작물과 LED 사이 간격도 조절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도 높고 연작도 손쉬웠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수직 타워형이라 침전물이 밑에 고이기 때문에 유지 관리가 훨씬 쉽다. 무엇보다 농업 특성상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리는 일이 많은데 수직재배는 서서 작업할 수 있어 노동시간과 강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그린의 ‘무전력 양액재배 시설’은 전력 없이 수위 차에 의해 유속이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을 이용해 과채류와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재배할 수 있다. 설치 비용도 저렴하고 유지비도 낮다.

그린은 스마트팜 설비와 ICT 시스템 외에도 생육 기술과 정부 영농정착 제도 등에 관련한 도움도 제공한다. 또 수확한 농산물을 그린에서 책임지고 수매해 농가의 수익을 보장한다. 청년농, 중소 농가는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고 소량이어서 유통업체에 좋은 가격을 받고 판매하기 어렵다. 그린 본사에서는 다양한 작물을 전량 매입해 요식업체나 식품 가공업체에 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

그린은 쉬운 농업, 수익성 농업, ESG 농업을 목표로 공동 영농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인력과 자본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농가와 청년 농부를 위해 농가의 자본·토지 규모에 맞춰 스마트팜을 설치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도움을 제공해 성공적인 영농 정착을 지원하고자 한다. 현재 전국의 38여 개 농가와 협업하고 있다.

권 대표는 “수입이 어려운 신선 농산물부터 공동 영농과 기술 개발을 지속해 비용이 낮고 효율이 좋은 실내 농업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며 “저장성이 좋은 농산물을 인근 국가에 수출하는 단계까지 공동 영농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그린은 기관 누적 투자액 12억 원(확인 필요)을 달성했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코맥스벤처러스·하이트진로·더인벤셥랩 등이 그린에 투자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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