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한테 유학비 매달 '1500만원' 줬는데···바람피우고 회사 뺏으려고 해"

매월 유학비·생활비 1500만원 지원
바람 피운 여친, 억대 외제차 절도

[서울경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유학 자금을 지원받은 여자 친구가 바람피우고 회사까지 강탈해 소송 중이라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6일 전파를 탄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는 2018년에 영어 강사로 일하던 여자 친구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A 씨는 한 렌터카 사업체를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A 씨는 신용 문제로 여자 친구의 명의를 빌렸고, 여자 친구를 공동 대표로 올렸다. 인수 비용은 A 씨가 전액 부담했다.

2021년 9월, 여자 친구가 A 씨에게 "영어 공부를 더 하고 싶다. 미국 유학을 가고 싶다"며 학비와 생활비 지원을 요청했다. 여자 친구는 집안 형편상 유학을 갈 수 없어 A 씨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

A 씨는 여자 친구와의 깊은 관계를 고려해 고민 끝에 매달 1000만~1500만원에 달하는 학비와 생활비 등을 지원하며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했다.

여자 친구가 유학길에 오른 지 5개월 정도 지난 후, A 씨는 우연히 여자 친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낯선 외국인 남성과 찍은 커플 사진을 발견했다. 깜짝 놀란 A 씨가 이에 대해 추궁하자, 여자 친구는 별다른 해명도 없이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

큰 배신감을 느낀 A 씨는 곧바로 금전적 지원을 멈췄다. 여자 친구는 잠적한 지 9일 만인 2022년 2월 22일 이른 아침, 남성들과 함께 A 씨의 사무실에 나타났다. 이때 여자 친구는 중요 서류들, 인감도장 그리고 억대 외제 차를 훔쳐 달아났다.

심지어 여자 친구는 이렇게 훔친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팔아 현금화했다. A 씨는 "20여대 이상의 차를 훔쳐 갔고 피해액이 수십억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자 친구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유학 기간 중 임기가 끝났음에도 훔친 서류를 이용해 주주총회를 열고 자신을 대표로 재선임한 뒤 A 씨를 해임한 것처럼 꾸몄다.

이후 대표 행세를 하며 거래처와 손님들에게 차량을 돌려받고 이를 다시 되팔았다. 뿐만 아니라 아무도 없는 A 씨의 집을 찾아가 도어락을 망가뜨리고 무단 침입해 현금 수억 원을 훔쳐 도망갔다.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A 씨는 '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여자 친구에 대한 대표 재선임 등이 모두 무효라는 가처분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지난해 말에서야 '주주총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도 승소해 가까스로 대표직을 되찾은 상태다.

A 씨는 "여자 친구가 도어락을 부수고 내 집에 들어온 것과 관련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면서도 "집에 둔 거액의 현금을 훔쳐 간 것에 대해 특수절도 등 혐의로 신고해 검찰 송치됐으나, 진전이 없어 매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서류를 위조해 대표로 등재된 건 빠르게 처리됐는데, 이걸 올바르게 잡아가는 건 너무 오래 걸린다. 최근 대표직을 되찾았으니 차차 여자 친구를 상대로 특수 절도, 횡령, 사문서위조, 업무 방해, 위증 등 법적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윤정 기자 yjn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