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성들, 트럼프에 반발… 한국식 ‘4B 운동’ 급부상
결혼·출산·연애·성관계 거부
페미니즘 운동 유행처럼 번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후 여성 인권의 후퇴를 우려한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식 페미니즘 운동인 ‘4B 운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CNN 등 미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4B는 ‘4비(非)’의 한국 발음을 따온 용어로, 결혼·출산·연애·성관계 등 네 가지를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다. 2010년대 후반 한국에서 강남역 살인 사건, 권력형 성범죄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디지털 성범죄 사건 등이 잇따라 일어나며 생겨난 페미니즘 캠페인이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될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 이후 구글에서는 ‘4B 운동’ 단어 검색이 5000% 이상 급증했으며, 선거 다음 날인 6일 4B 운동은 미국에서 일곱 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됐다.
한국식 페미니즘이 미국 사회로까지 번지게 된 건, 트럼프가 재선하면서 미국 여성 인권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에게는 과거 여성 혐오 발언과 성추문 등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성인물 여배우의 추문 폭로를 막기 위한 입막음 돈 지급을 위해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뉴욕 맨해튼 법원에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고 형량 선고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1기에 보수 성향 대법관 세 명이 임명돼 보수 절대 우위로 기울어지면서 2022년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반세기 만에 폐기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 내 여성 인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공감하면서도 급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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