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기술 훔치고, 신고하자 보복까지… 과징금 26억
기술 유용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하청 업체의 기술을 훔친 뒤 하청 업체가 이를 문제 삼자 거래를 중단하는 보복까지 한 선박 장비 제조 업체 하이에어코리아가 10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6억48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기술 유용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공정위는 하이에어코리아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이 같은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하이에어코리아는 선박용 에어컨 등 공조(空調) 장비를 제조해 대형 조선 업체에 공급하는 업체다. 국내 관련 시장 점유율이 98%로 사실상 독점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40%에 달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에어코리아는 2020년 하청 업체인 중소기업 A사가 갖고 있는 선박 공조 장비의 제작 기술을 훔쳤다. A사의 장비 도면을 입수해 유사 제품을 만든 것이다. A사가 이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생산 중단을 요구했지만 하이에어코리아는 거절했다.
2022년 A사가 이 사실을 공정위에 신고하자 하이에어코리아는 거래를 중단하며 보복했다.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엔 A사의 경쟁 업체 B사에 A사의 다른 제품 도면을 제공하며 “이대로 제조해 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공정위는 이 외에도 하도급 거래 계약서 미교부, 기술 자료 수령 시 비밀 유지 계약 미체결 등 하이에어코리아의 다른 법 위반 사항도 같이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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