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문 고정하던 조각상... 알고 보니 45억원 가치 진품

이혜진 기자 2024. 11. 1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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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고든 경 흉상. /하이랜드 시의회

약 100년전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주 인버고든 시의회가 5파운드(약 9000원)에 구입했다 분실하면서 공장에서 문 받침으로 사용됐던 18세기 대리석 흉상이 250만파운드(약 45억원)에 경매 출품된다. 그 주인공은 1728년 프랑스 조각가가 제작한 존 고든 경의 흉상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지난 7일(현지시각) 이 대리석 흉상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지역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경매에 부쳐져 최대 250만 파운드에 판매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경매회사 소더비는 “시의회 측이 불과 5파운드에 구입한 조각품에 대해 이미 거액의 입찰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조각상은 18세기 하이랜드 하원의원이자 지주인 존 고든 경의 흉상으로,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조각품을 만들었던 프랑스 조각가 에드메 부샤르동이 1728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 인버고든 성의 고든 가문 본거지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성이 1920년대에 매각되면서 1930년 시의회가 경매에서 단돈 5파운드에 인수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지방정부 개편 과정에서 분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998년 스코틀랜드 로스셔 지역 발린토어 산업단지 창고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작품은 문을 고정하는 도어스토퍼로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하일랜드 의회의 관리 하에 있다.

2004년에는 이 흉상의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이 일었다. 한 의원은 이 작품이 1920년대에 마을에 기부된 지역사회 자산이라고 주장했지만 시의회는 조사 결과 기부 기록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흉상을 판매하자는 제안이 2014년에 처음 나왔지만,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스코틀랜드 박물관에 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또 한번 논란이 됐다.

이 흉상은 2016년 파리 루브르박물관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폴게티미술관에서 전시됐다. 소더비 전문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 “18세기 후반에야 볼 수 있었던 혁신적 창작물이자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공유재 자산이므로 관련 위원회는 흉상 판매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공개 협의를 실시했고, 관련법에 따라 테인 보안관 법원(Tain Sheriff Court)에 판매 승인을 신청해 허가를 받았다. 맥신 스미스 시의원은 판매 수익금 이자만으로도 연간 12만5000파운드(약 2억2600만원)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수익금은 인버고든 공공선 기금(Common Good Fund)을 통해 지역 사회에 투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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