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디딤돌 한도 5000만원 싹둑…규제에 서민 '비명'
국토교통부, '디딤돌 대출 맞춤형 관리방안' 발표
수도권 아파트 한정, 비수도권·비아파트 제외
[더팩트|이중삼 기자] '갈팡질팡' 조치로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사과했던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에 대해 정부가 예고했던 대로 수도권 아파트에만 한정해 적용하기로 했다. 내달 2일 '신규 대출 신청분'부터 적용된다. 수도권의 빌라 등 비아파트를 사거나 비수도권 아파트를 살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방안에 따른 영향은 서울 외곽·수도권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던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집을 사기 어려워졌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중 은행들도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들의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주택시장·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기금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조치로 '디딤돌 대출의 맞춤형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디딤돌 대출은 연소득 6000만원 이하(신혼 8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서민들이 5억원(신혼 6억원) 이하의 주택을 살 때 최대 2억5000만원(신혼 4억원)을 저금리(연 2.65%~3.95%)로 빌려주는 대표적인 서민 정책 대출 상품이다.
국토부가 내놓은 관리 방안은 수도권 아파트를 살 경우 디딤돌 대출을 받을 때 최우선변제 소액임차보증금(방공제)만큼, 대출 한도를 줄이고 미등기 신축 아파트 대출(후취담보대출)을 허용하지 않는 게 골자다. 방공제는 대출을 받을 때 최우선변제 소액임차보증을 제외하고 대출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후취담보대출은 주택 등 대출 대상 부동산을 담보로 잡을 수 없어 은행이 돈부터 먼저 빌려준 뒤 주택이 완공돼 소유권 설정이 되면 담보로 바꿔주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살 경우 LTV 70%(생애최초주택구입 80%)안에서 방공제를 제외한 금액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서울은 5500만원, 경기·인천은 4800만원의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일례로 경기도에서 5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현재는 디딤돌 대출 가능 금액이 3억5000만원이지만, 앞으로는 4800만원을 뺀 3억200만원만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저소득층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도권이라도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이면서 3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를 살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신생아특례대출·전세사기피해자대출 등도 지역과 관계없이 전처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한정된 재원 안에서 디딤돌 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관리방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실수요자와 시장 상황을 반영해 예측 가능한 맞춤형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 수도권 지역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 타격 불가피
이번 방안은 내달 2일 신규 대출 신청분부터 적용된다. 신청일은 온라인·수탁은행 방문을 통해 대출신청·접수한 날이다. 접수가 완료되지 않은 경우는 신청으로 보지 않는다. 정리하면 내달 1일까지 대출신청을 마치면 방공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또 내달 2일 전, 분양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면 입주자모집공고에 안내된 입주 시작일이 내년 상반기일 경우 디딤돌 대출로 잔금을 치를 수 있다. 단 2일 이후 대출을 신청한 경우에는 방공제 만큼 대출한도가 축소된다.
이번 방안을 두고 수도권 지역에서 집을 사려고 했던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출 가능 금액이 수천만원 줄어들게 돼서다. 경기·인천 지역은 디딤돌 대출 대상인 5억원 이하 아파트가 몰려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디딤돌 대출을 사용할 수 있는 서울 아파트는 13만8499가구인 반면, 경기·인천은 각각 153만9433가구, 45만8264가구에 달한다. 때문에 규제 역차별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 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디딤돌 대출 한도가 줄면 아무래도 거래가 좀 줄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경기에 거주 중인 한 무주택자는 "올해 초부터 수도권으로 집을 알아보고 있었다.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보고 있었는데, 디딤돌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고 하니, 막막한 건 사실"이라며 "집을 사는 것을 미뤄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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