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36] 사랑의 힘
11월 11일은 초콜릿이 발린 스틱 과자의 상품명을 빌려 와 빼빼로데이로 불린다. 이젠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능가하는 이 데이 마케팅의 전설은 1993년 부산의 한 여고에서 시작되었다. 즉 이 비공식적인 기념일은 앞의 두 기념일과는 달리 이윤을 노린 기업의 마케팅 기획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이 제품은 이날에만 연간 매출의 5~60%를 올린다고 한다. 여성 구매층이 많은 밸런타인데이나 반대로 남성 구매층이 압도적인 화이트데이와 달리, 이날은 남녀가 모두에게 선물하는 날이기도 하고 한 사람이 다수에게 선물할 수도 있으므로 부담이 없다.
아라비아숫자 11이 나란히 있는 모양이므로 중국에서는 솔로들의 날이라는 뜻의 광곤절(光棍節)로 자리 잡았다. 이날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젊은 세대를 겨냥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하는 날로 정착돼 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올드 야구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투수 최동원을 기리는 최동원상도 이날 거행된다(현역 시절 최동원의 등번호가 11이었다).
10대들이 만든 이 데이 마케팅 문화가 시작된 바로 그해 11월 셀린 디옹이 발표한 이 노래는 휘트니 휴스턴의 와 쌍벽을 이루는 올타임 베스트 러브 송으로 등극한다. 1984년 제니퍼 러시의 데뷔 앨범에 수록된 것이 오리지널 곡이지만 화려하고 강인한 보컬을 지닌 셀린 디옹이 자신의 목소리로 이 노래에 불멸의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 노래가 실린 그의 3집은 2000만장이 넘게 팔렸다. 결국 빼빼로데이라는 이름의 광풍은 다름 아닌 ‘사랑의 힘’인 것이 아닐까?
“우린 어떤 무엇을 향해 가고 있어요/ 내가 이전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딘가예요/ 때로는 두렵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난 사랑의 힘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어요(We’re heading for something/ Somewhere I’ve never been/ Sometimes I am frightened/ But I’m ready to learn of the power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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