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한강”...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한글 울려 퍼진다

이혜진 기자 2024. 11. 1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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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지난 10월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전기병 기자

오는 12월 10일 소설가 한강(53)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는 시상식에서 한국어 소개가 울려 퍼진다.

한강의 작품을 스웨덴어로 번역한 박옥경 번역가는 10일(현지시각) 연합뉴스에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소개하는 연설의 마지막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스웨덴 한림원은 문학상 수상자 소개 시 관례적으로 수상자의 모국어로 마지막 인사말을 전한다. 노벨상 시상식은 매년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진행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하는 평화상을 제외한 물리, 화학, 경제학, 문학, 생리의학 등 5개 부문의 시상이 이뤄진다

스웨덴 한림원은 문학상 시상 연설을 일반적으로 스웨덴어로 진행하며, 수상자의 모국어로 연설을 마무리한다. 2022년 시상식에서는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를 위해 “친애하는(Chere) 아니 에르노, 국왕 폐하로부터 노벨 문학상을 받기 위해 앞으로 나서주실 것을 요청하며 스웨덴 한림원의 따뜻한 축하를 전합니다”라는 프랑스어 문장이 낭독됐다. 2019년에는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를 독일어로, 2017년에는 가즈오 이시구로를 영어로 소개하며 수상자를 맞았다.

수상자는 시상식에서는 연설하지 않고 별도의 강연을 진행한다. 한강은 오는 12월 7일 예정된 수상자 공식 강연도 한국어로 진행할 예정이다. 스웨덴 한림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강연은 영어와 스웨덴어 번역이 함께 제공된다.

강연의 스웨덴어 번역은 박옥경 번역가와 안데르스 칼손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한국학 교수가 공동으로 맡는다. 박옥경 번역가와 칼손 교수는 1990년대부터 한국 문학 번역 작업을 함께했고,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흰’ 등을 스웨덴어로 번역했다. 두 번역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여정의 중요한 순간까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한림원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강연이 한국어로 진행되고 시상식에서 한국어로 작가에 대한 인사말이 나올 순간을 생각하면 벌써 감동적”이라고 했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 10일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한글로 이름과 작품명을 함께 표기했다. 노벨위원회는 당시 X 계정에 한강의 이력과 주요 작품을 상세히 영어로 소개했다. 한강의 이름과 주요 작품명은 한글과 영어를 함께 썼다.

노벨위원회는 “‘한강’(Han Kang)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면서 1995년 출간된 한강의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비롯해 대표작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등 다양한 작품을 소개했다. 작품 활동 초기였던 1993년 시를 발표한 잡지 ‘문학과 사회’도 한글로 소개됐다. 한강의 소설 에우로파의 한 대목을 인용한 이미지에도 ‘Quote from 에우로파(Europe)’라는 한글이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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