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상호 군사원조’ 북·러 조약 서명
북 비준 땐 무기한 효력 발생
북한군 파병 법적 명분 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지난 6월 평양에서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에 9일(현지시간) 서명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앞서 러시아 하원과 상원이 북·러 조약 비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데 이어 이날 푸틴 대통령 서명 절차가 마무리됐다.
북한도 조약 비준 절차를 끝낸 뒤 양국이 비준서를 교환하면 북·러 조약은 무기한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북한은 아직 조약 비준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일반 조약의 경우 의회 격인 최고인민회의가 비준한다. 중요 조약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준할 수 있다고 헌법에 명시돼 있다. 두 지도자가 직접 맺은 조약인 만큼 큰 걸림돌 없이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러 조약은 지난 6월19일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국빈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한 뒤 체결됐다.
총 23개 조항으로 구성된 조약의 핵심은 제4조다.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체 없이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북·러 조약이 양국 관계를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상원이 해당 조약을 비준한 다음날인 지난 7일 푸틴 대통령은 조약을 언급하며 북한과 합동군사훈련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제4조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도 법적 명분이 되어줄 가능성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이 담긴 위성 사진이 공개되자 “우리와 북한 사이에 전략적 동반자 협정이 비준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파병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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