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이 된 만선…금성호 선원 2명 주검으로
“평소의 3~5배 고등어 잡혀”…‘과도한 어획량’에 뒤집혔나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고등어잡이 어선 ‘135금성호’ 실종자 12명 중 선원 2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경은 심해잠수사를 투입, 그물에 얽힌 선체 주변에 추가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9일 오후 9시쯤 해군 광양함의 원격조종 수중로봇(R.O.V)으로 수중 수색을 하던 중 침몰 선박 주변에서 한국인 선원 A씨(64)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어 10일 오후 8시14분쯤 원격조종 수중로봇으로 선체 주변에서 또다른 실종자 B씨의 시신을 발견해 인양했다. A씨는 수심 92m 지점에서 발견됐고, 조업 당시 방수 작업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B씨는 신원 확인 중이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 이날 해경은 금성호의 나머지 실종자 10명을 찾기 위해 함선 50척과 항공기 9대를 동원해 해상 수색을 이어갔다. 해수유동예측시스템의 결과를 반영해 수색 구역도 어선 침몰 위치를 중심으로 동서 51㎞, 남북 19㎞로 확대했다. 해안가로 떠밀렸을 가능성에 대비한 육상 수색도 병행 중이다.
특히 이날 낮 12시20분쯤 민간구난업체의 크레인 바지선과 심해잠수사 4명이 제주에 도착해 본격적인 수중 수색을 진행할 채비를 갖췄다. 11일에는 심해잠수사 6명이 추가로 합류해 실종자 수색, 침몰 어선 상태 등을 확인한다.
해경은 어선이 그물이 매달린 우측으로 기울어져 전복됐던 만큼 그물 내 일부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과 선박 주변에 또 다른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해경은 이날 오후까지 사고 해역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심해잠수사를 수중 수색에 투입하지 못했다. 대신 해군의 원격조종 수중로봇을 투입해 선체 상황과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현재 금성호는 수심 90여m 깊이에 완전히 잠겨 있다.
해경은 평소보다 고등어가 많이 잡혔다는 금성호 생존 선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많은 어획량이 어선 복원력 상실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생존 선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사고 당일 금성호는 평소 3~5회에 걸쳐 작업할 어획량을 한 번에 잡은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금성호는 어획물을 1차 운반선이 싣고 간 후 2차 운반선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침몰했다. 1차 운반선으로 200t가량의 어획량을 옮긴 점을 감안할 때 이보다 더 많이 잡은 것으로 추측된다.
김대철 제주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배 우측에 그물을 묶어놓은 상태에서 운반선이 한 차례 물고기를 이적하고 나간 후 쓰러졌다면 물고기의 무게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어선 인양 후 구조적 결함 여부, 선단과 동종업계 관계자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하며 다각도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인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31분쯤 제주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침몰했다.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인도네시아인 11명) 중 한국인 2명이 사망했다. 실종자 12명(한국인 10명·인도네시아인 2명) 중 이날 선원 2명이 발견되면서 실종자는 10명이 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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