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대만전 선발은 누구냐?

곽빈에게 인터뷰 요청 등
현지언론 집요한 관심
곽은 “에이스 따로있다” 말 아껴

한국 야구대표팀 곽빈이 지난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빈(25·두산)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일본으로 상대로 결승전에 선발 등판했다. 3-4로 졌지만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남다른 의미의 경기였다. 곽빈은 앞서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혔던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일본전(0.2이닝 1실점)과 체코전(1.1이닝 2실점)에 등판해 부진했다. 두 번째 기회였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담 증세로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웃을 수 없었다.

곽빈은 세 번째 국제대회였던 APBC를 통해 그간의 아쉬움을 조금 털어냈다. 만원 관중이 들어찬 일본 도쿄돔에서 홈팀 상대로 호투한 경험은 그의 성장을 자극했다. 곽빈은 1년 전의 APBC를 돌아보며 “큰 대회에서 내 몫을 해냈다. 투수로서 발전한 느낌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15승을 챙긴 곽빈은 원태인과 함께 공동 다승 1위에 올라 데뷔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네 번째 국제대회인 프리미어12는 곽빈이 확실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무대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APBC를 통해 세대교체 성공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활약했던 원태인, 문동주 등 젊은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올해 프리미어12에는 함께 하지 못한다.

선발자원 자체가 많지 않은 이번 대표팀에서 KBO리그 다승 1위 투수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리그 성적이나 대표팀 경력을 통해 곽빈은 고영표(KT)와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해줘야 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결승라운드 진출을 좌우할 일본·대만 등 주요 경기 선발을 나눠맡을 가능성이 높다. 곽빈은 쿠바, 상무와 국내 연습경기에서 일단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출국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대만, 일본, 호주, 쿠바, 도미니카공화국과 B조에 속했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같은 조에 묶인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아 첫 경기 대만전의 중요성이 크다.

프리미어12 예선이 열리는 대만 현지에서도 곽빈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대만 야후 스포츠는 “한국 대표팀의 선발 투수진에는 곽빈과 고영표가 1, 2선발로 자리하고 있다”며 “곽빈은 올해 15승9패로 KBO 다승왕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대만 매체들은 지난 9일 한국 대표팀의 첫 현지 공식 훈련이 진행된 타이베이 텐무 구장을 찾아 곽빈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 곽빈은 한국팀 에이스로서 압박감을 느끼느냐는 대만 기자의 물음에 “에이스는 따로 있다”고 말을 아꼈다. 대만 스포츠 매체 TSNA는 “한국 에이스 곽빈이 첫 훈련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며 “그가 대만과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