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오락가락’에 빚 폭증…맥 못추는 코스피, 밸류업은 어디에

조해영 기자 2024. 11. 1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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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0, 184, 177);">[임기 반환점 윤 정부 금융 정책]
</span>경기 흐름 오판·부처간 엇박자에 가계부채 불안 커져
핵심 비껴간 밸류업,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역부족
정치에 휩쓸린 ‘관치금융’…글로벌 스탠다드 저 멀리
코스피 지수가 하루 새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024년 8월5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10일로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지났다. 고물가·고금리, 소득 정체, 부동산 경기 불안과 같은 여건 속에서 다양한 거시·금융 정책을 쏟아냈으나 그 평가는 썩 좋지 않다. 정책 일관성이 흔들리고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먼 인기영합적 정책을 펼치거나 한국 경제의 고유한 불안 요소를 외려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오락가락 가계부채 관리 정책

지난 10여년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소 중 하나는 가계부채다.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가계부채는 시스템 리스크는 물론 소비 제약 등 거시경제에 전반적인 부작용을 낳는 것으로 평가됐다. 역대 정부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거시건전성 정책의 핵심으로 삼았던 까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현 정부는 가계부채 정책의 난맥상을 여러 차례 초래했다. 부동산 경기 흐름을 잘못 짚어 올해 4월 이후 가계부채 폭증세가 나타났다. 부처 간 엇박자도 불거졌다. 신생아 대출 등 정책 금융 확대를 밀어붙인 국토교통부와 거시건전성 감독 책무가 있는 금융당국 간 불협화음이 그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오락가락하는 태도로 가계부채 불안정성을 부추겼다. 지난 7월 스트레스 디에스알(DSR: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을 코앞에 두고 돌연 연기한 게 그 예다. 냉온탕을 오가는 정부 정책에 발을 동동 구른 실수요자가 적지 않았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코로나19 이후 질서 있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과제였는데 지난해와 올해 정책금융을 많이 풀고 ‘빚내서 집 사라’는 식의 정책 탓에 부채 축소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밸류업은 어디에…힘 못쓰는 코스피

1월2일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증시 개장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보름 만인 17일에도 다시 증권거래소를 찾아 금융 분야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청사진을 내놨다. 1500만명을 웃도는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연초부터 불 지핀 증시 부양책에도 코스피는 지지부진했다. 코스피는 지난 8일 2561.15로 연초 대비 4.0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에스앤피(S&P)500 지수가 26.4%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는 등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지수와는 차이가 크다.

이는 밸류업 정책이 상장사의 기초체력이나 지배구조 개선 등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을 찌르지 못한 탓이 크다. 대표적 예가 윤 대통령도 직접 언급한 상법 개정이다. 상법 개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를 넘어 전체 주주로 넓히는 게 뼈대로,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핵심 과제로 꼽혀왔으나 재계의 반발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태껏 정부는 개정안 자체를 국회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관치금융은 활발, 글로벌 스탠더드는 저 멀리

관치금융은 활발했다. 대표적인 예가 ‘상생금융’이다. 소상공인 대상 이자환급은 은행권 자율을 내세웠으나 그 배경엔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이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먼 정책도 밀어붙였다. 지난해 11월 단행된 ‘공매도 금지’가 그 예다. 주요 선진국에서 공매도 자체를 금지한 곳은 찾기 어렵다. 외국 투자자들은 물론 모건스탠리캐피털 선진지수(MSCI 선진국지수) 등 주요 글로벌 지수 편입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 관리나 밸류업 정책을 보면 총선 등 정치 이벤트를 거치면서 정책 일관성 자체가 흔들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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