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집 놀러 왔다고 하세요"…불법 판치는 무허가 공유숙박

【 앵커멘트 】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오피스텔에서 불법 숙박 영업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죠. 덩달아 불법 공유숙박 문제도 도마에 올랐는데, 투숙객에게 누가 찾아와도 대답하지 말라거나 지인 집에 놀러 왔다고 하라는 등 꼼수를 부려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장동건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용산구의 한 오피스텔 앞에 외국인 남녀가 여행가방을 끌고 걸어갑니다.

스페인에서 온 이들은 공유형 숙박 앱을 이용해 오피스텔에 묵었는데, 현행법상 오피스텔에서의 숙박업 운영은 불법입니다.

▶ 인터뷰 : 스페인 국적 투숙객 - "어제 와서 하루 묵었어요. (불법인 건) 저도 몰랐고 친구도 몰랐어요."

주변 부동산에서도 일부 세대에 투숙객이 오가는 걸 봤다는 여러 목격담이 나왔습니다.

▶ 인터뷰 : 인근 공인중개사 - "여기 몇 집 있더라고. 몰래몰래 하고 있어서. (외국인 관광객들) 많이는 아닌데 가끔 왔다갔다해요."

도심에서 공유 숙박업을 하려면 지자체를 통해 사업자로 등록하고 사업주는 해당 건물에 실거주하는 등 조건들을 충족해야 합니다.

▶ 스탠딩 : 장동건 / 기자 - "서울에만 1만 7,300개의 공유형 숙소가 휴대전화 앱에 올라와 있는데요. 서울시에 정식 등록된 건 2,300개에 불과해 사실상 약 90%가 불법입니다."

▶ 인터뷰(☎) : A 씨 / 불법 공유숙박 전 운영자 - "경찰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막 물어보고 그러면 대답해주지 마라. 아는 사람 집 놀러 왔다 정도로 얘기해달라고…."

예약자에게만 상세 주소를 보내주는 탓에 사전 단속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 인터뷰(☎) : A 씨 / 불법 공유숙박 전 운영자 - "버티다가 한 번 걸리면 벌금 내고 말지 이런 사람들이 훨씬 많았죠."

최근 2년간 전국 미신고 업소 적발 사례는 750건, 국세청의 세금 추징까지 이뤄진 건 48건에 불과해 제재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국회에서 미신고 숙박업소를 온라인으로 중개한 중개업자를 처벌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폐기됐습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홍영민 VJ 영상편집 : 이동민 그 래 픽 : 전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