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부진… 상장사 3곳 중 1곳 ‘어닝 쇼크’
반도체·이차전지 중심 저조한 성적표
심텍, 전망치·실적 괴리율 -95.9% ‘최고’
삼성전자 -14.7%에 사과문 발표하기도
포스코퓨처엠 등도 시장 눈높이 미달
韓경제 체력 약화 반증… 증시 힘 빠져
8월 초 대비 주가 수익률 G20 최하위권
발표 실적과 전망치의 이 같은 괴리가 가장 큰 상장사는 코스닥 상장사 심텍이다. 증권사들은 3분기 1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5억원에 불과해 괴리율이 -95.9%였다. 심텍은 반도체 및 통신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레거시 메모리’의 한계”라며 “지난 8월 중순 이후로 고객사의 주문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연말 재고조정 및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고려해도 당초 예상보다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834억원을 기록, 증권사 전망치 10조7717억원보다 14.7% 적었다. 반도체 부분의 부진이 이어진 탓으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공개적으로 사과문도 발표했다. 이외에 원익머트리얼즈(-33.7%), 해성디에스(-42.4%) 등 반도체 및 관련 장비 관련 다수 업종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OCI홀딩스(-77.3%), CJ ENM(-66.2%), 한화오션(-54.8%), HD현대(-50.2%), LG이노텍(-49.4%) 등도 시장의 눈높이에 크게 못 미쳤다.
3분기 시장 전망을 웃돈 실적을 낸 상장사는 63곳(38.2%)으로, 이 중 36곳이 전망치를 10% 이상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컨센서스(4억원)를 15배 가까이 상회한 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의 낮은 실적치는 증시 발목을 잡았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 지수는 2561.15로 블랙 먼데이 직전인 8월2일과 비교하면 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요 20개국(G20)의 주요 증시 지수 수익률과 비교하면 러시아(-19.83%), 튀르키예(-17.2%)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반면 미국(9.7%)과 캐나다(9.3%), 독일(6.6%), 일본(3.6%), 이탈리아(3.0%), 호주(2.5%) 등의 증시는 블랙 먼데이 이후 뚜렷한 우상향 추세다. 멕시코(-0.2%)와 인도네시아(-0.5%), 영국(-2.5%), 인도(-2.9%) 등은 코스피와 견주면 하락폭은 작은 편이다.
미국 중심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으로 상징되는 미 대선의 후폭풍은 향후 우리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우리 증시는) 상대적인 언더퍼폼(낮은 수익)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부양·압박 순서, 중국의 대응 부양책 등이 증시 강도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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