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19> 황강을 지나며 시 읊은 조선 후기 숙종 대 문신 홍우원

조해훈 고전인문학 2024. 11. 1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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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같은 모래사장을 푸른 강물이 휘감아 돌고(平沙如雪綠江回·평사여설녹강회)/ 갈매기는 훨훨 날아 갔다 왔다 하네.

1680년(숙종 6년) 경신대출척으로 남인이 몰락하자 파직당하고, 함경북도 명천으로 유배되었다가 함경북도 길주로 이배되었으며, 다시 함경남도 문천으로 이배되었다.

시가 아주 유려하고, 운자와 평측을 잘 맞췄으면서도 묘사력이 뛰어나다.

홍우원이 타고 가며 보는 풍광과 이를 느끼고 묘사하는 시인의 감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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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배에 부는 가벼운 바람에 물보라 이는구나(輕風一棹浪花開·경풍일도낭화개)

눈 같은 모래사장을 푸른 강물이 휘감아 돌고(平沙如雪綠江回·평사여설녹강회)/ 갈매기는 훨훨 날아 갔다 왔다 하네.(白鳥飛飛去復廻·백조비비거부회)/ 홀연히 조각배 뱃노래 부르며 옆으로 지나고(忽有小船欹側過·홀유소선가측과)/ 돛배에 부는 가벼운 바람에 물보라 이는구나.(輕風一棹浪花開·경풍일도낭화개)

위 시는 숙종 때 문신 南坡(남파) 홍우원(洪宇遠·1605~1687)의 ‘황강으로 가는 도중에’(黃江道中·황강도중)로, 그의 문집인 ‘남파집(南坡集)’ 권 1에 수록돼 있다. 본관이 남양인 그는 1645년 문과에 급제한 뒤 여러 벼슬을 했다. 남인이었던 그는 이조판서와 예조판서 등을 지냈다. 1680년(숙종 6년) 경신대출척으로 남인이 몰락하자 파직당하고, 함경북도 명천으로 유배되었다가 함경북도 길주로 이배되었으며, 다시 함경남도 문천으로 이배되었다. 1687년 유배지에서 병사했다.

위 시를 읽고 있으면 잔잔하게 문인화 한 점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이런 시를 서경시(敍景詩)라고 한다. 하얀 모래펄에 푸른 강물이 휘감아 흐른다. 갈매기는 왔다 갔다 날고, 돛을 단 조각배 하나가 바람에 일렁거리며 떠간다. 시가 아주 유려하고, 운자와 평측을 잘 맞췄으면서도 묘사력이 뛰어나다. 황강은 경상남도 거창군 고제면의 삼봉산(三峰山·1,254m)에서 발원해 거창군과 합천군을 흘러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충주호(忠州湖) 주변에도 황강이란 곳이 있다고 하는데, 어느 강을 말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위 시에서는 어느 곳에 있는 강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홍우원이 타고 가며 보는 풍광과 이를 느끼고 묘사하는 시인의 감성이 중요하다.

필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글이 실리자 지인들이 문자를 많이 보내온다. 대부분 ‘나도 꼭 한번 걷고 싶은 길이다’고 한다. 다녀가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순례길은 풍광이 좋다. 현재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 중 국적을 보면 한국 사람이 가장 많다. 순례자 대부분은 뛰다시피 빨리 걷는다. 필자는 느린 편이라 늘 꼴찌로 걷는다. 걸으면서 종종 쉰다. 들고양이를 보면 같이 논다. 도시에 들어가면 하루나 이틀 정도 쉬면서 그곳 살아가는 모습과 사람 구경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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