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콘텐츠 더해 ‘夜관광 쌍끌이’…밀락더마켓 가능성 엿봐
- 뉴욕 민간 전문가가 ‘야간 市長’
- 日관광청 민간조직이 브랜드화
- 해외 일루미네이션 등 손님몰이
- 부산 2년내 외국인 320만 목표
- 평균 체류도 3.5일로 연장 꾀해
- 市, 해양·원도심 콘텐츠 특화 속
- 시내 주요 상권 활성화 등 골몰
- 구남로 대형 디지털광고 허용도
‘잠들지 않는 도시’ 미국 뉴욕은 민관 협력을 통해 밤의 경제를 활성화했다. 2017년 9월 ‘야간관광 사무국(Office of Nightlife)’을 개설한 데 이어 2018년에는 민간 전문가를 ‘야간 시장(Mayor)’으로 선출했다. 일본관광청은 지역관광경영조직과 함께 ‘나이트 이코노미(야간경제)’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다. 민간에서는 야경관광컨벤션뷰로가 주축이 돼 야간관광 브랜드화를 추진했다. 이는 행정 주도보다는 민·관이 힘을 보탤 때 야간경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는 행정은 교통 치안 홍보 등의 정책을, 민간은 양질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협력할 때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별 바다 부산’ 브랜드 육성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하루 더 머물고 싶은 글로벌 야간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별 바다 부산’을 슬로건으로 야간관광특화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산은 지난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모한 야간관광특화도시 조성사업의 국제명소형 도시로 선정돼 2026년까지 4년간 총 56억 원을 투입해 관련 기반을 다진다. 이를 통해 부산을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야간관광 최적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시는 2019년 관광 성과 대비 2026년 목표치를 20% 정도 높게 잡았다. 야간관광 활성화를 통해 2019년 2.9일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 평균 체류일을 2026년까지 3.5일로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2019년 기준 4조5605억 원이었던 국내외 관광객 소비액은 2026년 5조4726억 원으로, 269만 명이었던 외국인 관광객 수는 320만 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추진 전략은 ▷야간관광 여건 조성 ▷콘텐츠 및 경관 조성 ▷홍보·마케팅 크게 3가지다. 심야 시간 이동 편의성을 개선하고 야간 지역상권을 활성화해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밤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닦는다는 것이다.
부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야간관광 콘텐츠와 인프라 확충 후 홍보·마케팅을 통해 ‘별 바다 부산’ 브랜드를 정착시키고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까지를 야간관광 도입기로 삼고, 2027년부터 글로벌 야간관광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는 해양레저 체험과 크루즈 등을 활용해 부산 특화 콘텐츠를 구축 중이다. 수영강을 무대로 달빛 디너 크루즈와 LED 카약 체험을 부산 대표 야간관광 콘텐츠로 육성한다. 요트 위에서 식사와 함께 부산 야경을 즐기는 디너 크루즈 투어는 지난 7~10월 매주 금·토·일요일 하루 2회씩 운행해 1700명의 관광객을 모았다. 지난 7~9월에는 원도심인 용두산공원을 중심으로 투어 팝업스토어 공연 등이 어우러진 ‘부산 나이트 페스타’를 열어 3만3000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했다.
▮‘민관 협력’ 콘텐츠로 시너지
행정이 주도하는 사업에 민간 영역 콘텐츠가 더해지면 부산의 야간관광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나이트 레이스·워크 ▷야시장·포차거리 ▷미쉐린가이드 레스토랑 맛투어 등이 대표적인 민간 영역 야간관광 콘텐츠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스페인 빌바오는 도시의 주요 랜드마크를 돌며 불꽃놀이와 라이브 공연, 경관 조명을 즐길 수 있는 나이트 레이스(야간 마라톤)를 통해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일본 3대 일루미네이션’으로 꼽히는 나가사키 대표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의 일루미네이션은 체류형 관광을 촉진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부산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야간 퍼레이드와 일루미네이션 등 야간관광에 활용할 수 있는 민간 콘텐츠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야간 지역상권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현재 부산은 술집을 제외하고는 자정이 넘도록 문을 여는 가게가 손에 꼽을 정도인 상황이다. 지역 복합문화공간 ‘밀락더마켓’이 올여름부터 야시장 콘셉트로 매장을 익일 새벽 3시까지 운영하면서 ‘MZ세대 핫플’로 떠오른 만큼, 민간과 연계해 관광객들이 밤에 즐길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부산은 해운대 광안리 서면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야간관광 콘텐츠 기반이 마련된다. 내년 7월부터 해운대가 옥외광고물 자율표시구역으로 본격 운영되면 미국 타임스 스퀘어처럼 시선을 사로잡는 대형 전광판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광장 일대에 대형 디지털 광고물을 설치해 바다와 어우러지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겨울 시즌 해운대 서면 온천천 광복동 등 부산 전역에서 열리는 빛축제와 주말마다 진행되는 광안리 드론쇼 등 민관이 협력할 요소는 많다.
윤지영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행정 주도로 양질의 야간관광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민간에서는 야간 시설 운영 시간과 교통, 주변 환경과 안전 문제 등을 오롯이 관리하기 힘들다”며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세계적인 야간관광도시가 민·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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