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모를 먹먹함이…" FA 대박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한화로 떠난 엄상백 'KT에 작별 인사'

이상학 2024. 11. 1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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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규한 기자] KT 시절 엄상백. 2022.09.01 / dreamer@osen.co.kr
[OSEN=수원, 이대선 기자] KT 선발투수 엄상백이 역투하고 있다. 2024.03.24 /sunday@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한 투수 엄상백(28)이 전 소속팀 KT 위즈에 작별 인사를 남겼다. 

엄상백은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KT 위즈 구단에 입단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네요. 프로 첫 등판, 첫 승, 첫 10승을 달성하던 날. 저의 모든 첫 시작을 함께해주신 KT 위즈 팬 여러분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작별 메시지를 올렸다. 

이어 엄상백은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지내온 시간 동안 좋은 추억과 소중한 인연, 감사한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KT 위즈라는 구단에 많은 의지를 했던 만큼 막상 팀을 떠나려 하니 이유 모를 먹먹함이 차오릅니다”라며 10년 몸담은 팀을 떠나는 복잡한 마음을 표했 다. 

또한 엄상백은 “그동안 팬들께서 저에게 많은 응원과 기회를 주셨지만 그만큼 미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를 지금까지 이끌어주신 구단과 팬 여러분께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라며 “앞으로도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야구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덕수고 출신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은 시속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2015년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2015년 4월26일 수원 넥센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고, 같은 해 5월19일 마산 NC전에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OSEN=지형준 기자] 신인 시절 엄상백. 2015.03.15 /jpnews@osen.co.kr
KT 위즈 사랑의 산타 행사에 참석한 엄상백이 사인을 들고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15.12.23 /OSEN DB

신생팀 KT에서 1군 데뷔 첫 해부터 선발 기회를 얻으며 귀한 경험을 쌓았다. 2016년부터 구원으로 변신해 3년 연속 50경기 이상 나서며 28홀드를 거둔 엄상백은 2019년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했다. 2021년 7월 전역 후 불안한 제구가 잡히고, 체인지업 구사 비율을 늘려 선발로 안착했다. 그해 후반기에만 선발로 4승을 따내며 KT의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등판은 없었지만 엔트리에 들어 창단 첫 통합 우승 순간을 함께했다. 

2022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자리잡아 3년 연속 110이닝 이상 던졌다. 2022년 33경기(140⅓이닝) 11승2패 평균자책점 2.95 탈삼진 139개로 활약하며 승률왕(.846)에 올랐다. 올해는 29경기에서 156⅔이닝을 던지며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 탈삼진 159개 기록했다. 개인 최다 이닝, 승리, 탈삼진으로 FA 가치를 높였다.

KT에서 올린 통산 성적은 9시즌 305경기(107선발·764⅓이닝) 45승44패3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4.82 탈삼진 670개. 신생팀 KT에서 선발, 구원을 오가며 꾸준히 기회를 받고 성장했다. 

한화 엄상백.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손혁 단장과 엄상백. /한화 이글스 제공

B등급으로 FA 시장에 나온 엄상백은 20대 젊은 선발로 ‘투수 최대어’ 평가를 받았다. 지난 8일 한화와 4년 최대 78억원(계약금 34억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원, 옵션 1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선발투수 보강을 원한 한화는 일찌감치 엄상백을 FA 영입 대상으로 점찍고 발 빠르게 특급 대우로 데려갔다. 

손혁 한화 단장은 “올해 류현진이 와서 선발진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문동주가 부침이 있었고, 김민우와 이태양이 갑자기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런저런 변수가 많이 생기다 보니 기본적으로 선발진을 탄탄하게 만들어놓아야 우리가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현장 의견도 반영해 엄상백을 데려왔다. 현재와 미래를 봤을 때 우리 팀에 가장 좋은 픽이라 생각했다”며 “올해 황준서, 조동욱 등 신인들을 선발로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퓨처스에서 충분히 더 던지고 담금질을 해야 하는데 급하게 올려 쓰다 보니 육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4~5년간 우리가 좋은 어린 투수들을 많이 뽑았다. (엄상백 영입으로) 이 선수들의 체계적인 성장과 군 문제 순환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FA 대박을 쳤지만 엄상백은 자신을 키워준 KT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FA 계약 당일에도 엄상백은 한화 구단을 통해 KT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 오늘 아침에 KT를 떠난다는 게 실감이 나면서 먹먹한 감정이 들었다. 좋은 계약을 했지만 마냥 좋아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슬픈 일도 아니라 묘한 감정이었다. 그동안 키워주신 KT 구단,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KT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틀 후 SNS를 통해 직접 작별 메시지를 남기며 정든 KT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

[OSEN=수원, 지형준 기자] 2회초 2사 1,3루에서 KT 엄상백이 SSG 오태곤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4.10.01 / jpnews@osen.co.kr
[OSEN=잠실, 최규한 기자] 2회말 LG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KT 선발 엄상백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4.10.06 / dreamer@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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