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창간기획] 충청도식 여유… 'MZ 제대로 저격했슈'

김지은 기자 2024. 11. 1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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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충청도 기질엔 '느림'과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돌이 굴러오는 다급한 상황에도 천천히 '돌~ 굴러 가유~' 한다는 충청도식 해학, 대체로 긍정인 '괜찮다'는 의미가 충청도에선 부정으로 통한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간접적이거나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특성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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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인내' 충청 기질, MZ세대선 신선함으로 작용
지역성 반영한 콘텐츠, 향후 문화콘텐츠 경쟁력 좌우
대전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성심당 본점이 빵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전일보DB

대표적인 충청도 기질엔 '느림'과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돌이 굴러오는 다급한 상황에도 천천히 '돌~ 굴러 가유~' 한다는 충청도식 해학, 대체로 긍정인 '괜찮다'는 의미가 충청도에선 부정으로 통한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간접적이거나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특성이 담겨있다.

그간 대중매체에선 이 같은 충청도의 기질에 대해 '답답하다' 혹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식으로 표현해왔지만, 최근 충청도에 대한 이미지는 180도 달라졌다.

'로컬'을 중심으로 한 충청도의 인물, 장소 등이 문화·예술·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전국을 주도하면서다.

취향과 경험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평가받는 요즘, 철학과 개성이 담긴 로컬 중심 콘텐츠가 그야말로 MZ세대를 저격했다. 촌스럽다고 치부됐던 지역적 색채가 오히려 고유한 특성으로 거듭나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서 각광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지금 충청은 '로컬 문화 콘텐츠' 중심에 서 있다.

이를테면 '대전 외 지역에는 지점을 내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을 가진 성심당, 고향인 충남 예산 지역경제를 위해 역할을 감내하면서 충청도 특유의 능청과 여유로운 말투로 사랑받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아쉬운 성적에도 특유의 색채를 잃지 않으며 KBO 역대 최다 매진 신기록을 갈아치운 한화이글스와 그의 보살팬 등이 대표적이다.

충청의 느리고 표리부동한 점은 성실과 인내함으로 연결되면서 '느림의 미학'으로 탈바꿈, 지역만의 색채를 입은 콘텐츠들이 감동 내지는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충청 문화콘텐츠'의 인기요인은 최근 콘텐츠 트렌드가 가치소비로 이어지며 지역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지역 문화·관광콘텐츠가 알려지지 않았던 자연 관광지 또는 산업적 요소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민정 우송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지역 중심 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요즘 가치 소비가 트렌드가 되면서 로컬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했거나 부정적으로 보이던 것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보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의 지역 중심 문화·관광 콘텐츠는 지역의 정체성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관광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재 한남대 호텔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충청지역 문화 콘텐츠의 대세는 대전이나 충청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호기심과 신비로움으로 연결돼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다만 성심당, 야구 등 이미 인기를 얻은 요소에 얽매이는 방법보다는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지역적 부분을 새롭게 부각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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