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창간기획] 예산시장·성심당·한화… 지역 문화콘텐츠, 전국 물들이다
관광·음식·스포츠 메카 발돋움
백종원·충주맨 등 유명인 활약
'꿀잼 도시' 충청, 전국민 발길
'노잼도시'… 최근 몇 년간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을 일컫는 수식어 중 하나다. 허나 최근 이러한 오명을 서서히 떨쳐내는 분위기다. 그간의 고정관념을 뒤로한 채 지역의 문화콘텐츠가 전국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다. 최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4년 국내 여름휴가 여행 종합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전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10위다. 지난 수년간 만년 꼴찌(16위)였으나 올해 6단계 뛰어올라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이제 적어도 '노잼'은 어울리지 않는 지역이다. 그간 숨겨왔던 잠재성을 꽃피우며 다방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충청은 특유의 진솔한 매력으로 대중에 신선함을 뽐내고 있다. 그 동력이 된 '로컬' 중심의 문화 콘텐츠를 조명해 봤다. (편집자 주)
과거 산업과 농업의 중심지였던 충청권이 각양각색의 콘텐츠와 유명인들을 앞세워 문화적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 빵집인 성심당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한화이글스 경기장을 찾아오는 '보살팬'들이 지역 스포츠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백종원과 충주맨 등 전 국민이 알아보는 유명 인물들이 문화와 예술, 스포츠 전반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충청권의 존재감은 나날이 커지는 중이다.
충청권에서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는 전국구 빵집으로 거듭난 성심당이다.
1956년에 문을 연 성심당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충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최근엔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성심당의 '튀김소보로'와 '부추빵'은 대전역을 들리는 이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망고시루'를 비롯한 시루케이크 시리즈도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 대세 빵집의 입지를 굳혔다. 올해 한국관광 데이터랩 조사 결과 외지인들이 내비게이션으로 가장 많이 간 대전 맛집 1위와 2위, 4위가 성심당 본점 및 분점으로 집계되면서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시루케이크는 대전 중심지에 있는 매장에서만 판매돼 관광객 시내 유입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국 각지 '보살팬'들이 찾아오는 한화이글스 경기장도 빼놓을 수 없는 핫플레이스다.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한화이글스 경기는 단순 스포츠 관람 이상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래서인지 응원 열기부터 남다르다. 올해 프로야구 매진 경기는 총 720경기 중 221경기인데 구단별로는 한화이글스가 47회로 가장 많았다. 이는 기아(30회)와 두산(26회), LG(25회) 등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한화이글스가 강한 지역색을 타는 한국 프로야구 구단 중에서도 으뜸가는 인기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충청권에 연고를 둔 유명인사들도 지역 문화콘텐츠를 선도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빠스 감별사' 백종원은 지난 2018년 고향인 충남 예산군과 협약을 체결, 예산시장을 중심으로 한 예산형 구도심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백종원의 컨설팅을 받은 예산시장은 새 단장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약 8개월 만에 300여만 명의 관광객이 오간 으뜸가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백종원과 예산군이 지난달 개최한 맥주 페스티벌은 35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만 명 늘어난 수치다. 백종원의 손을 거친 충남 홍성 바비큐 축제도 50만 명이 다녀가면서 '대박'이 터졌다. 백종원의 사업 수완과 브랜드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무원,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도 충청 콘텐츠의 중심이다. 충주시청 공식 유튜브 채널인 '충TV'를 담당하는 김 주무관은 충청의 중심이 '충주'라는 기치 아래 충청의 매력을 발산하는 콘텐츠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단순하면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B급 감성'이 그의 주특기다. 충주 사과를 홍보하면서도 '사과가 이븐하게 익지 않았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는 정책홍보 분야에 새로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충TV'는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구독자인 약 76만 명을 보유 중이다.
이 밖에도 대전의 딸과 아들임을 자처하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안유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상욱, 박상원 등도 스포츠·연예 분야에서 충청을 알리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콘텐츠 부족으로 허덕이던 충청권이 어느새 전국을 주도하는 문화콘텐츠 강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다음 대세를 이끌 새로운 콘텐츠 발굴 또한 고심해야 할 숙제다.
김근종 건양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성심당이나 백종원이 함께한 예산시장 축제 등으로 '노잼'이라 불렸던 충청권이 이젠 전국 문화콘텐츠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충청권의 문화콘텐츠가 여럿 있는 만큼 현 인기에 힘입어 추가 콘텐츠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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