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무료수수료 이어 120억 이벤트도 `꼼수` 논란

국감 지적에도 꼼수문구 이어져
홍보자료 내 지급 조건 불명확
거래량 미충족땐 지갑서 회수

[빗썸 제공]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수료 전면 무료 마케팅이 꼼수라는 지적을 받았던 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이 최근 이벤트에서도 이용자의 오인과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빗썸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쓱데이 빗썸이 백억 쏨'과 최대 20억원을 지급하는 '거래소 이동 지원금' 이벤트 지급 조건 등에 이용자가 오인지할 수 있는 요인이 다수 포함됐다.

쓱데이 100억 이벤트는 쓱데이 이벤트를 공유하고 쿠폰을 받아 빗썸에 등록하면 1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참여자 수로 나누어 지급하는 행사다.

하지만 빗썸은 지급 후 30일 내 받은 코인을 거래하지 않을 경우 자동 소멸되도록 했다. 빠른 시일 내 거래를 유도해 거래나 환전 수수료를 회수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내용을 보도자료나 홍보자료에 명시하지 않아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가 직접 홈페이지에 방문해 공지사항을 읽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다.

또 이용자 지갑에 전송한 코인을 어떤 방식으로 회수나 소멸시킬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이용자 지갑 내 코인의 소멸이 가능한 것은 이용자와 거래소의 가상자산을 분리 관리해야 하는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이동 지원금 이벤트는 조건이 과도하게 높게 설정됐다는 지적이다. 홍보문구에 '20억원 지급'을 명시하고 있는 반면 20억원을 모두 받기 위해서는 연간 거래대금이 2조5000억원 상당에 준해야 한다.

여기에 다른 거래소인증거래대금이 2250억원 이상인 동시에 빗썸에서 매월 2275억원 이상 거래하고, 해당 거래에서 수익률은 50%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해당 이벤트 참여자들은 수수료 전면 무료 혜택도 받지 못한다. 결국 2조원 이상의 거래대금을 모두 최대 수수료를 지급하며 이벤트에서 지정한 수익률을 달성해야 한다.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이미 제공된 지원금이 소멸될 수도 있다.

빗썸은 이미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수수료 전면 무료 마케팅에 대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빗썸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250억원"이라며 "전체 거래대금의 4분의 1에 수수료가 적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빗썸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 중에도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수수료 쿠폰 등록 꼼수' 때문이라고 의원실은 지적했다. 이용자가 빗썸이 무료로 제공하는 쿠폰을 직접 등록해야만 0% 수수료율이 적용되지만 쿠폰 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 가장 높은 수준인 0.25%가 적용됐다. 비슷한 기간 코빗이 본인 인증만 완료하면 모든 이용자에게 조건 없이 수수료율 0%를 적용한 것과 비교된다.

강 의원은 "정보격차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소비자의 오인과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 소지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빗썸의 '꼼수 영업'이 업비트와의 점유율을 줄이기 위한 '무리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십, 수백억원을 지급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이벤트 참여자나 혜택 수준은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마케팅이 계속된다면 빗썸이 고의적으로 소비자의 오인지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