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이어 의왕서도 길에 사슴이?…“겨울엔 공격성 커져 주의”

사슴 모두 포획…수원 사슴은 소유주 찾는 중
“사슴 만나면 신고하고 커다란 구조물 뒤에 숨어야”

경기 수원 광교호수공원에 나타난 사슴. 연합뉴스

경기 수원에 이어 경기 의왕에서도 농장에서 탈출한 사슴이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9일 오후 11시55분께 의왕시 청계동 도로에 사슴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10일 오전 1시5분께 마취총을 이용해 사슴을 생포했다고 10일 밝혔다. 다행히 이번 사슴 출몰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조사 결과 사슴은 인근 농장에서 탈출한 수사슴으로 확인됐다. 의왕시 관계자는 “농장에 암사슴 한 마리와 수사슴 두 마리가 있었는데, 암컷을 두고 수사슴들이 싸웠고 싸움에서 진 수사슴이 탈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출한 사슴은 무사히 농장에 인계된 상태다.

앞서 수원에서는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슴에 시민들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다. 6일 오전 1시께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에서는 30대 남성이 사슴뿔에 찔려 좌측 복부와 우측 사타구니 등을 다쳤다. 같은 날 오전 5시22분께 60대 여성도 장안구 광교저수지 산책로에서 사슴뿔에 다리를 다쳤다.

수원시 전문구조단은 9일 오전 9시께 장안구 하광교동 한 식당 주변에서 해당 수사슴을 마취총으로 포획했다. 생포된 사슴은 인근 사슴 농장에 머물고 있으며, 아직까지 소유자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시 관계자는 “사슴은 인근 농장에서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유기 동물 입양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변 사슴농장은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의왕시, 용인시에 1곳씩이 있다.

이와 관련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장은 “우리나라에 야생 사슴은 멸종 상태”라며 “사슴이 출몰한다면 농장에서 유기되거나 유실됐다가 야생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겨울철이 교미 기간이라 수컷의 아드레날린 분비가 왕성한 시기여서 10∼20ｍ 거리에 근접해 있다면 적으로 인식해 공격성이 커진다”며 “사슴을 발견하면 소방이나 지자체에 신고하고 커다란 구조물 뒤에 몸을 숨겨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