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결정치·여사의혹·정책실패만 남은 윤 대통령 전반기

한겨레 2024. 11.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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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임기 반환점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년6개월은 대결과 갈등, 국정 사유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공정과 상식은 윤 대통령 부부 의혹 앞에서 무력화됐고, 오만과 불통 탓에 국정 난맥상은 심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난 2년6개월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지지율 17%(한국갤럽 11월 1주 조사)라는 참담한 성적표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역시 지난 2년 반과 다를 바 없다면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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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며 명태균씨와의 전화통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년6개월은 대결과 갈등, 국정 사유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공정과 상식은 윤 대통령 부부 의혹 앞에서 무력화됐고, 오만과 불통 탓에 국정 난맥상은 심화하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와의 대립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정치 참여 선언 9개월 만의 ‘성공 신화’는 국정 철학과 비전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그만큼 짧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정책 혼선과 인사 실패, 독단적·즉흥적 국정운영으로 현실화했다.

정권 초 느닷없이 발표한 ‘초등학교 입학 나이 만 5살 조정’을 비롯해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도입 논란, 과학기술계 카르텔 주장 및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은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뒤 철회된 대표적 정책들이다. 최근엔 연금·교육·노동·의료 등 4대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권 초 골든타임을 놓쳤거나 노동자만 불법 집단으로 몰아가는 데 그쳤다.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의대 증원 2천명’은 의료공백 장기화로 이어지며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대신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다. 지난 2년 반 동안 11차례에 걸쳐 24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민주화 이후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이 됐다. 37년 만에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고, 예산안 시정연설 참석도 거부했다. 인사는 부실 검증과 부적격자 임명 논란에 휘말리자 아예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틀었다. 윤석열 정부 2년 반 동안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는데 임명을 강행한 이는 모두 29명에 이른다. 돌려막기·회전문 인사는 일상화됐다.

무엇보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현 정부의 최대 위험 요인이 되었는데도, 윤 대통령은 이를 ‘정치 공세’로 치부하며 비호에만 급급하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전임 정부의 영부인도 논란에 휩싸였다”고 했다. 주가조작, 국정 개입 논란 등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기는커녕 여전히 ‘뭐가 문제냐’는 인식이다.

윤 대통령의 지난 2년6개월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지지율 17%(한국갤럽 11월 1주 조사)라는 참담한 성적표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역시 지난 2년 반과 다를 바 없다면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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