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리스크’ 최소화 위해 직접 설득 서둘러야

한겨레 2024. 11.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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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20일 시작하는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정부가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동안 언급했던 10~20%의 보편 관세나 '한국은 돈 기계(머니 머신)' '핵을 가진 상대(김정은 위원장)와 잘 지내야' 등의 언급은 한국의 안보 부담을 키우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북 정책의 원칙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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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컨벤션센터 연단에서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1월20일 시작하는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정부가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동안 언급했던 10~20%의 보편 관세나 ‘한국은 돈 기계(머니 머신)’ ‘핵을 가진 상대(김정은 위원장)와 잘 지내야’ 등의 언급은 한국의 안보 부담을 키우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북 정책의 원칙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만간 이뤄지는 남미 순방 등을 활용해 되도록 빨리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전략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중국이나 ‘글로벌 사우스’와도 관계를 강화하는 외교 다각화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10일 열린 경제·안보 점검회의에서 “워싱턴의 새 행정부가 출범을 하고, 정책 기조가 다시 정해지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며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큰 영향이 우려되는 경제 분야에선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의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기로 했고, 안보 분야에서도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확실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지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치 외교’를 내세워 동맹국들을 끌어모았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눈앞에 보이는 자국의 이익에 집착하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전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나마 참고가 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세계 주요 지도자 가운데 가장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경험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2016년 11월 ‘깜짝 방문’을 통해 큰 환심을 샀다. 2023년 회고록에선 “트럼프는 늘 미-일 무역 불균형이나 도요타의 이름을 거론하며 엔저를 비판했다”며 “특정 기업에 대해 언급을 피해야 일본 기업도 미국에 투자한다”는 말로 설득할 수 있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또 “트럼프는 상식을 넘어서는” 사람이라며, 본론에 앞서 칭찬을 앞세우는 등 “서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선 18~19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뒤처져선 안 된다. 그와 동시에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적 연대의 폭을 지금보다 넓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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