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바이러스 주입해 '유방암' 치료한 과학자…윤리적 논란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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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에 걸린 한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키운 바이러스를 자신의 체내 종양에 주입해 유방암을 성공적으로 치료해 과학계에 자가 실험(Self-experimentation)의 윤리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8일(현지시간)비타 할라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대 연구원이 '종양용해바이러스요법(OVT)'을 이용해 자신의 유방암을 스스로 치료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자가 실험에 대한 윤리적 논쟁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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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에 걸린 한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키운 바이러스를 자신의 체내 종양에 주입해 유방암을 성공적으로 치료해 과학계에 자가 실험(Self-experimentation)의 윤리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자가 실험은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하는 단일 대상 연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실험의 설계자, 운영자, 피험자, 분석가, 사용자 또는 보고자를 맡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8일(현지시간)비타 할라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대 연구원이 '종양용해바이러스요법(OVT)'을 이용해 자신의 유방암을 스스로 치료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자가 실험에 대한 윤리적 논쟁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결과는 8월 국제학술지 '백신'에 발표됐다. OVT란 바이러스를 활용해 건강한 세포를 손상하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할라시 연구원은 2020년 49세에 유방암이 재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방암이 처음 발병했을 때 할라시 연구원은 이미 왼쪽 유방을 제거하고 여러 치료를 받았다. 그는 유방암에 관한 문헌을 연구한 후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인 OVT를 직접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유방암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도록 승인된 OVT는 없다.
할라시 연구원은 "내가 OVT 전문가는 아니지만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정제하는 데 대한 전문 지식이 있어 OVT에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홍역 바이러스와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VSV) 2가지 바이러스를 연속 사용해 유방암 종양을 치료했다. 2가지 바이러스는 OVT 임상 시험에 사용된 적 있으며 특히 홍역 바이러스는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는 실험에 쓰인 바 있다.
할라시 연구원은 2가지 바이러스를 자신의 종양에 직접 주입했다. 그를 치료하는 종양의학과 의사가 할라시 연구원의 자가 실험이 잘 진행되도록 감독했다. 할라시 연구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다가 치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기존 항암 화학 요법으로 전환해 치료하기로 했다.
자가 실험 결과 할라시 연구원은 치료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 없이 종양이 상당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종양이 가슴 근육과 주변 피부에서 분리돼 수술로 쉽게 제거됐다. 제거한 종양을 분석했더니 OVT가 제대로 작동해 할라시 연구원의 면역체계가 주입된 바이러스와 종양 세포를 모두 공격했다. 면역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유도한 것이다. 할라시 연구원은 실험 후 4년이 흘렀지만 유방암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했다.
할라시 연구원의 논문은 과학계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할라시 연구원의 연구가 포함된 논문은 12개 저널로부터 게재가 거절됐다. 자가 연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자가 연구는 과학자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등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고 과학자의 편견이 반영될 수 있어 윤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적지 않은 과학자가 백신의 안전성을 알아보기 위해 스스로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서 자가 실험은 자금을 지원받는 곳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과학자가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호주 생리의학자 배리 마셜은 직접 박테리아를 마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박테리아가 소화성 궤양과 위염을 일으키고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공으로 2005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할라시 연구원도 "자가 실험은 여러 사례 중 한 가지 사례를 증명할 뿐이지만 새로운 연구 방향을 시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https://doi.org/10.3390/vaccines12090958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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