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바이오 열전]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ALT-B4 경쟁력 자신있다...TPD에도 확장 가능할 것”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11. 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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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로드 독성 문제 어느정도 해결
ADC 후발주자들도 도입 검토 유력
경쟁사 할로자임 대비 확장성 주목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SC제형 변경 플랫폼의 시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항체약물접합체(ADC)는 결국 ‘계열 내 최초’와 ‘계열 내 최고’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ADC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ADC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은 게임의 양상을 바꾸는 트리거가 될 겁니다.”

지난 8일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의 확장성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적지 않은 후발주자들이 ADC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로슈의 ‘케사일라’나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와 같은 기존 강자들보다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SC 제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ADC의 패러다임이 정맥주사(IV)에서 SC 제형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박 대표는 “엔허투와 같은 타깃으로 ADC를 개발 중인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신약이 기존에 시장에 나와 있는 약보다 월등하게 우월하다면 그냥 정맥주사(IV)로 가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ADC는 타깃을 찾아가는 항체, 암세포를 죽이는 독성물질인 페이로드,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해 주는 링커로 구성된다. 기본적으로 항암제는 ‘독(毒)’인데, 정밀유도 미사일처럼 정확하게 암세포만 타격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면서 ADC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문제는 페이로드의 독성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암세포를 모두 사멸시키고 싶어도 인체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용량을 줄여서 투약해왔다. 생사가 달린 전쟁터에서 일부러 약한 미사일을 골라온 셈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ADC는 페이로드의 독성 문제로 용량을 많이 올리지 못하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왔다”면서 “페이로드에 의한 독성 문제만 해결할 수 있으면 용량을 더 올릴 수 있는데, 대개 여기서 타협한다. 그런데 SC 제형으로 바꾸면 용량을 더 올리면서 독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 1상에서 판가름나는 것도 장점
SC제형 변경 플랫폼 시장 계속 커질 것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와 전태연 부사장이 지난 2월 미국 뉴저지주 머크(MSD) 본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 제공=알테오젠>
SC제형의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하이브로자임이 향후 TPD(표적단백질분해 치료제)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대표는 “다양한 페이로드를 보유한 회사와 협력해 기왕이면 처음부터 SC로 시작하면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의 농도를 최대한 올려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ADC의 SC 제형 개발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ADC가 워낙 복잡한 물질이라 보통 히알루로니다제 쓰듯이 쓰면 안 된다. 조금 다른 방법이 필요한데 그 기술을 우리가 특허를 낸 것”이라며 “SC 제형의 성패는 사실상 임상 1상에서 결론이 난다. 1상에서 성공하면 3상은 성공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 기반의 제형 변경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전 세계에서 미국의 할로자임과 알테오젠 두 곳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휴온스랩과 셀트리온 등에서 SC 제형 변환 기술을 자체 개발해 내재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030년이면 할로자임의 ‘PH20’ 특허가 만료되는데,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이를 복제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하이브로자임 기술 개발의 난이도가 높고 기존에 구축된 특허 장벽을 회피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짧게는 수 년에서 길게는 십 수년이 걸리는 전임상을 비롯해 까다로운 독성 시험 등을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감당해야 할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할로자임보다 기술력 우위에 있다”
특허 계약방식도 경쟁사보다 유리해
알테오젠은 지난 2월 미국 머크(MSD)와 ‘ALT-B4’ 기술 계약을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변경했다. 사진은 계약 당시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와 비벡 세노이 글로벌 사업개발 책임자, 전태연 부사장(사진 왼쪽부터). <사진 제공=알테오젠>
박 대표는 알테오젠의 ‘ALT-B4’가 할로자임의 ‘PH20’보다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약물의 안정성과 효능, 지속성을 결정하는 열 안정성과 면역원성(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이 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그는 “PH20과 비교해 ALT-B4를 섞었을 때는 중화항체(NAb)를 비롯해 약물에 대한 항체(ADA)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DA는 단백질의약품을 외부물질로 인식하고 면역체계가 작동해 이에 대응하는 항체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허에 있어서도 알테오젠은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할로자임은 머크의 경쟁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를 SC 제형으로 변경하기 위한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엔허투’의 타깃 바이오마커인 ‘허투(HER2)’와 관련해서도 할로자임은 로슈와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을 SC 제형으로 변경하기 위한 독점계약을 맺은 상태다.

두 계약 모두 타깃별로 기술의 독점 사용권을 부여하는 형태다. 다른 회사가 BMS와 로슈의 치료제와 동일한 표적에 작용하는 후보물질을 개발해도 할로자임은 기술이전을 할 수 없다.

반면 알테오젠은 ALT-B4를 활용한 기술수출 계약 대부분이 항체 타깃에 대한 독점 계약이 아닌 품목에 대한 독점 계약이다. 타깃에 대해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양한 업체와 다수의 계약이 가능해 할로자임보다 확장성이 크다.

특히 머크와 다이이찌산쿄 입장에서는 경쟁사인 BMS와 로슈가 이미 할로자임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이들과 동일 타깃의 약물을 출시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의 제형 변경을 위해 알테오젠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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