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바이오 열전] 창업 16년만에 코스닥 대장주 …기술수출·신약개발 쌍끌이 통했다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11. 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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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을 소개하면 사람들이 세 번 놀랍니다. 이름도 생소한 회사가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기업가치만 23조원이나 된다는 이야기에 놀라고, 1분기에 흑자 전환을 했다고 하면 또 놀라지요. 상장 이후 주가 그래프를 보여주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어떻게 사업을 유지했냐고 그래요."

아내 정혜신 박사(전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교수)와 2008년 한남대 작은 연구실에서 알테오젠을 창업해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 키운 비결은 이렇게 '핵심에만 집중하는 능력'이라고 업계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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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자금·시간 필요한 신약개발
벤처기업 '실패할 기회' 줘야
글로벌 트렌드 정확히 파악
사업모델 바꾼게 성공 비결
바이오시밀러로 수익 내고
신약 개량 원천기술에 투자
업황 흔들려도 견딜 힘 길러

"알테오젠을 소개하면 사람들이 세 번 놀랍니다. 이름도 생소한 회사가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기업가치만 23조원이나 된다는 이야기에 놀라고, 1분기에 흑자 전환을 했다고 하면 또 놀라지요. 상장 이후 주가 그래프를 보여주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어떻게 사업을 유지했냐고 그래요."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이다. 화려하게 포장하는 법도 없고 장황하게 말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함께 일해본 직원들이 경외심을 담아 '엄근진(엄격·근엄·진지) 대표'라고 부를 정도다.

아내 정혜신 박사(전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교수)와 2008년 한남대 작은 연구실에서 알테오젠을 창업해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 키운 비결은 이렇게 '핵심에만 집중하는 능력'이라고 업계는 말한다. 탄탄한 연구개발(R&D) 능력과 글로벌 임상 경험에 '돈 되는 비즈니스'를 알아보는 감각까지 갖춘, 어떤 분야에서 창업했어도 성공했을 창업자라는 평가다.

알테오젠은 2018년 매일경제와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바이오의약품대상'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과 함께 부상으로 GE헬스케어에서 7억원 상당의 바이오의약품과 1억원에 상응하는 공정개발 컨설팅 비용을 지원받았는데 박순재 대표는 "큰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박 대표(앞줄 왼쪽 넷째) 등 수상자와 시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매경DB

10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박 대표는 "호황기든 혹한기든 신생 바이오 벤처가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갈 방법은 없을지 고민했다"며 "처음부터 자체 수익을 내면서 이를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모델로 가자고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LG생명과학(LG화학 전신)과 한화석유화학을 거치며 쌓아온 비즈니스 경험으로, 10년 넘는 시간과 자금 1조원 이상이 필요한 바이오 신약개발은 대기업에도 힘든 길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중·단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수출해 꾸준히 수익을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바이오베터' 원천기술을 발전시키고자 했다"면서 "그렇게 힘들게 걸어온 것이 상장 이후 10년, 창업 이후 16년째이고 이제 조금씩 길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 창업자들은 신대륙을 찾아 항해를 떠나는 모험가와 같은 운명이다. 전 세계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고 도전하지만 신약이라는 신대륙에 도착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이런 분야에서 박 대표가 성공한 비결은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때그때 적시에 사업 모델을 바꾼 데 있다. 그는 "상장 당시 우리 사업 모델에는 '하이브로자임'이 없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연구개발에 매진한 끝에 빛을 보게 된 것"이라며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마그나인베스트먼트, SJ투자파트너스, SG프라이빗에쿼티, DS자산운용처럼 믿고 투자해준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알테오젠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알테오젠의 주가 추세와 과거 뉴스들을 보면 불과 3년 전만 해도 오늘날의 성공을 예견하기는 쉽지 않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 등을 주력으로 했던 알테오젠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하이브로자임(Hybrozyme)'이라고 불리는 피하주사(SC) 제형 변형 플랫폼을 개발하면서다.

박 대표는 "바이오회사지만 보유한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내가 개발한 품목으로 허가를 받아 매출을 일으키는 모습을 처음부터 추구했다"며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레드오션이지만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직접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최근 자체 의약품 '테르가제'를 허가받아 출시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체 제품을 판매해 매출을 발생시키면서 기술 수출도 활발하게 하는 '쌍끌이 바이오 기업'이라는 목표는 현재진행형이다. 박 대표는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을 때 가능하면 한국에 대한 판권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제품이 나오면 우리가 직접 한국에서 팔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중요한 조건"이라며 "직접 영업 마케팅을 하면서 매출을 거두고 R&D가 받쳐주는 '인티그레이티드' 모델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순재 대표는

△1954년 전라북도 군산 △1980년 연세대 생화학과 학사 △1985년 퍼듀대 생화학 박사 △1988년 MIT 생물학과 박사 후 연구원 △1988~2006년 LG생명과학 사업개발 상무 △2006~2009년 한화석유화학 바이오담당 개발본부장(상무) △2008년 아내 정혜신 박사와 알테오젠 창업 △2011년~ 알테오젠 대표이사

[양연호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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